주거시설 화재 27%…사망자 절반 이상 집에서
국내 매트리스 아직도 ‘비난연’ 제품이 대다수
시몬스, 2018년부터 전 제품 난연으로 생산
#2020년 4월 이천의 한 물류센터 신축 공사장에서 우레탄 작업 중 발생한 유증기에 용접 불씨가 옮겨붙으며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38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 사고 이후 정부는 '건설 현장 화재 안전 범정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용접·용단 작업 시 가연물에 방화포를 설치하는 등의 건설 현장 화재 안전 대책을 수립했다.
#지난 3월 경북 의성에서 시작해 청송·안동·영양·영덕 등으로 번진 초대형 산불은 10만여㏊의 산림을 태우고, 30여 건의 국가유산을 파괴하며 '역대 최악의 산불'로 기록됐다. 국가유산청은 국가유산의 산불 피해를 막기 위해 '화재 시 국가유산 방염재 기준 및 설치 지침' 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대형 사고나 재난이 발생할 때마다 정부와 관련 기관은 재발 방지를 위한 각종 대책을 내놓는다. 그러나 국민 일상과 가장 밀접한 집 안에서 일어나는 화재, 특히 난연 매트리스에 대한 법제화 움직임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6일 소방청의 '2024년 화재통계연감'에 따르면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발생한 화재 40만5977건 중 주거 시설에서 발생한 화재는 11만133건(27.1%)에 달했다. 사망자(1887명)와 부상자(8876명) 수도 각각 전체의 60.2%, 43.8%로 가장 많았으며 재산피해액도 연간 650여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마다 주거 시설 화재로 국가적 재난 못지않은 피해가 발생하는 것이다.
집 안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 피해를 키우는 원인 중 하나가 매트리스다. 실내에서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하는 가구인데다 가연성이 높아 화재 시 폭발적 화염에 휩싸이는 '플래시 오버(Flash Over)'를 유발해서다. 침대 내장재가 타면서 발생하는 연기와 유독가스도 치명적이다.
매년 실내 화재 사고와 매트리스로 인한 피해 확산이 잇따르고 있지만 국내에 매트리스에 대한 화재 안전 의무 규정은 없다. 매트리스는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전안법)' 상 가장 낮은 규제 수준인 '안전기준 준수 대상'으로 분류돼 안전성 검증을 위한 별도의 사전 시험 없이 제품의 제조·수입이 가능하다.
화재 안전 시험기준 역시 해외에 비해 미흡하다. 매트리스의 화재 안전 성능을 평가하는 기준인 'KS G 4300'도 불이 붙은 담배를 매트리스 위에 올려둔 뒤 매트리스가 10㎝ 이상 타지 않으면 인증을 받을 수 있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2017년 방재시험연구원에서 실제 화재 상황을 가정한 'KS F ISO 12949(국내 표준시험방법)'를 마련했지만 강제성은 없다.
주요 선진국들은 오래 전부터 실내 화재 시 매트리스의 위험성을 인식하고 매트리스 화재 안전 기준을 법적으로 의무화하고 있다. 미국은 2007년부터 자국에서 생산·유통되는 모든 매트리스에 대해 '16 CFR Part 1633(침대 매트리스의 연소 성능 표준시험방법)' 통과를 의무화했다. 영국도 모든 가정용 침대 매트리스는 FFRs(가정용 가구류 관련 방염 규정), GPSR(제품 안전 규정)의 안전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EU 주요 국가들 역시 가정용 매트리스에 엄격한 난연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생활 양식이 좌식에서 입식으로 변화하면서 매트리스 사용이 보편화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의무 규정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이러한 가운데 수면 전문 브랜드 시몬스는 2018년부터 선제적으로 가정용 매트리스 전 제품을 'ISO 12949(국제표준)' 및 'KS F ISO 12949(국내 표준시험방법)'으로 시험한 '난연 매트리스'로 생산하고 있다.
시몬스 난연 매트리스의 핵심은 독자 개발한 '맥시멈 세이프티 패딩'이다. 원단 바로 아래에 해당 소재를 적용해 불씨가 닿아도 잘 타지 않고 불이 붙더라도 불길이 자연적으로 소멸한다. 여기에 봉합 실, 봉합 면테이프, 매트리스 밑부분의 미끄럼 방지 부직포까지 전면에 난연 기능을 갖춰 화재 시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기여한다.
아울러 지난해 1월 공익을 위해 2020년 취득한 난연 매트리스 제조 공법 관련 특허를 무상으로 공개하며 난연 매트리스에 대한 인식 확산과 화재 안전 문화 정착을 위해 적극적으로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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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오늘날 수면 안전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높아지면서 일부 기업들이 난연 매트리스를 선보이고 있지만 국가 차원의 의무 규정이 마련되지 않으면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성민 기자 minut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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