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회담 계기 핵잠수함 도입 공식화
중국·북한, 韓 해군력 증강에 대응 가능성
인프라 조성 등 건조에 최소 10년 걸릴 듯
2025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진행된 이번 한미 정상회담의 최대 성과 중 하나는 예상치 못했던 '핵추진잠수함' 도입을 공식화 한 점이다. 중국·북한이 급격한 해군력 증강에 나서는 가운데 우리도 전략적 균형을 이룰 수 있는 무기체계를 도입할 길이 열린 셈이다. 다만 실제 도입까지는 미국 측과의 후속 협상, 기술 확보 등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핵잠수함 도입은 문민정부 시절부터 공식·비공식 타진된 우리 군(軍)의 대표적 숙원사업이나 지난 30여년 간 큰 진전을 보지 못했다. 한·미 원자력협정에서 핵연료를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규정한 데 더해 미국 측도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해 온 까닭이다. 우리가 자체적으로 핵잠수함 도입을 추진하더라도 소형 원자로, 농축 우라늄 등 미국 측의 기술·연료 지원이 필수적이다.
이재명 정부가 핵잠수함 도입을 공식화한 것은 중국·북한 등 주변국 해군력 증강이 무시할 수 없는 수준으로 전개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서해·동중국해에서 해군력을 급격하게 증강하고 있고, 북한도 2021년 노동당 제8차 당대회를 계기로 '핵동력전략유도탄잠수함' 확보를 진행 중이다. 핵동력전략유도탄잠수함은 핵탄두를 탑재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운용할 탄도미사일 핵잠수함(SSBN)인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 군이 기존 보유한 잠수함의 경우 디젤 엔진을 동력원으로 하고 있어 한계가 존재한다. 연료의 양이 제한적인 만큼 잠항 기간도 약 2주에 그치고, 실제 잠항 속도 역시 4~5노트(knot) 수준에 머무른다. 반면 핵잠수함의 경우 잠항 기간·깊이·속도 등의 측면에서 제한이 크게 줄어든다.
군 관계자는 "소형 원자로를 동력원으로 하는 만큼, 식량 등이 동날 때까지 작전이 가능해진다"면서 "적 대잠전력에 의해 피탐이 되더라도 수심 200~300m 깊은 바다에서 고속으로 회피하는 등 생존성을 크게 강화할 수 있다"고 했다.
관건은 후속 절차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29일 브리핑에서 핵잠수함 도입과 관련해 미 측과 별도의 협정을 체결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법적인 절차는 검토해봐야 한다"면서 "현재 한미 원자력협정도 핵연료를 군사적 목적에 적용하지 않도록 하고 있어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핵잠수함 도입에 필요한 소형 원자로, 저농축 우라늄 등을 확보하는 구체적 협상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최일 잠수함연구소장은 "디젤 잠수함도 바로 준비해서 만들기 시작해도 완성하는 데 10년이 걸린다"며 "핵잠수함은 원자로 만드는데 6~7년이 걸리고, 한미 간 각종 협상과 인프라 조성 등을 고려하면 건조까지 최소 10년 이상은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지금 뜨는 뉴스
중국 등 인접국 반발도 버텨내야 한다. 최 소장은 "핵잠수함을 도입하게 되면 우리 자위권과 군사적 역량을 대외에 과시하는데 매우 큰 의미가 있으나, 디젤 잠수함과 달리 공격용이기 때문에 주변국 반발 가능성이 크다"면서 "우리 핵잠수함 도입으로 위협을 느낀 북한이 중국이나 러시아 지원을 받아 핵잠수함 건조 시기를 앞당길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경주=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경주=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30년 숙원' 軍핵잠 도입 청신호…후속 협상·기술 확보 남았다[경주APEC]](https://cphoto.asiae.co.kr/listimglink/1/2025103008380286996_1761781082.jpg)
!['30년 숙원' 軍핵잠 도입 청신호…후속 협상·기술 확보 남았다[경주APEC]](https://cphoto.asiae.co.kr/listimglink/1/2024111810241913773_1731893059.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