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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年 200억달러 한도' 현금투자 못 박은 韓 [경주AP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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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미 투자 패키지' 세부 내용 타결, 외환시장 충격 최소화
요청이 있을 때만 투자금 지급 '캐피털 콜' 방식
우리 기업이 '마스가' 투자 주도
현금·보증 등 혼합투자
원금 회수 전 수익배분은 5대 5로
29일 정상회담 직전 분위기 반전

한미 양국이 29일 3500억달러(약 500조원) '대미 투자 패키지'를 핵심으로 하는 관세 협상을 타결하면서 불확실성을 해소했다. 세부 핵심 쟁점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던 한미 양국이 경주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성사된 한미 정상회담에서 최종 결론에 이른 것이다.


이번 협상 결과에 따라 한국은 미국에 연간 200억달러 한도로 2000억달러를 현금(equity) 투자하고, 나머지 1500억달러는 우리 기업 주도로 조선업 협력인 이른바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에 현금(equity)·보증(guarantee) 등 혼합 방식으로 투입한다. 투자 수익 배분 비율은 원금 회수 전 5대 5로 하기로 했다. 한국은 외환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는 분할 납부 방식이어야 한다는 요구를 관철했고, 미국은 투자 원금 회수 전 투자 수익 배분 비율을 한국과 미국 각각 9대 1에서 5대 5로 바꿨다.


'年 200억달러 한도' 현금투자 못 박은 韓 [경주APEC]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정상회담장으로 이동하며 대화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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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범 정책실장은 경주 APEC 국제미디어센터(IMC)에서 긴급 브리핑을 통해 "한미 양국은 29일 관세 협상 세부 내용에 최종 합의했다"면서 이런 세부 협상 내용을 공개했다. 동맹 현대화를 핵심으로 하는 안보 분야 협상 내용을 포함한 통상·안보 포괄 양해각서(MOU) 문안은 2~3일 시차를 두고 완성될 전망이다. 투자 약정은 2029년 1월까지다.


한국은 주요 쟁점이던 3500억달러 대미 투자액을 유지하되 연간 200억달러 상한을 설정해 국내 외환 시장 충격을 완화하기로 했다. 3500억달러 현금 선불(up front) 지급을 요구했던 미국이 한국 협상팀의 집요한 설득을 받아들인 셈이다. 한국이 외환 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고 1년 동안 조달할 수 있는 외화 규모는 150억~200억달러 선이다. 연간 200억달러도 캐피털 콜(Capital Call) 방식으로 지급된다. 캐피털 콜은 일시 지급이 아닌 요청이 있을 경우 투자금을 지급하는 형식이다. 김 실장은 "2000억달러 투자가 한 번에 이뤄지는 게 아니고 연간 200억달러 한도 내에서 사업 진척 정도에 따라 투자하기 때문에 우리 외환 시장의 감내 가능 범위에 있다"면서 "외환 시장 충격이 우려되는 경우 납입 시기와 금액의 조정을 요청할 수 있는 별도의 근거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조선업 협력과 관련된 '마스가' 프로젝트 투자는 우리 기업 주도로 추진된다. 투자는 대출, 보증 등이 포함된다. 신규 선박 건조를 도입할 때는 장기금융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우리 외환 시장의 부담을 줄이는 한편 우리 기업의 선박 수주 가능성을 높였다. 김 실장은 "조선 분야 1500억달러는 외국인 직접투자(FDI)로 국내외 시중은행을 통해 대출 보증을 받게 되는 만큼 선박 금융까지 포함해 외환 시장에 미치는 실질적 부담은 매우 제한적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투자약정은 2029년 1월까지지만 실제 조달은 장기에 걸쳐 이뤄질 전망이다. 투자금은 외화자산 운용수익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김 실장은 "외화자산의 운용수익이 적지 않다"며 "이자, 배당 등 수익이 상당히 많이 활용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연 200억달러 한도라면 우리 보유 외환 자산으로 꽤 많이 충당할 것이라 생각한다. 국내 외환 시장의 신규 충격은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年 200억달러 한도' 현금투자 못 박은 韓 [경주APEC]

투자원금 회수 전까지 수익 한미 각각 5대 5 배분하기로…美 측 요구 수용

투자금은 원금이 회수되기 전까지 한미가 5대 5로 배분한다. 미국은 현금 투자 비중을 낮추면서 분할 납부를 할 경우 투자 원금 회수 전 수익 배분 비율을 당초 9대 1에서 5대 5로 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한국이 미국의 요구를 사실상 받아들인 것이다.


다만 한국이 20년 내 원리금 전액을 상환받지 못할 것으로 보이면 수익 배분 비율을 조정할 수 있게 했다. 투자는 원리금이 보장되는 상업적 합리성이 있는 프로젝트만 하고, 이런 원칙은 문서에 명시된다. 상업적 합리성이란 투자금액을 충분히 회수할 수 있는 현금흐름이 보장된다고 투자위원회가 선의에 따라 판단하는 것으로 정의했다. 또 만약 특정 프로젝트에서 손실이 나도 다른 프로젝트에서 손실을 보전할 수 있는 일종의 엄브렐러(Umbrella) 형태로 설정했다. 또 미국에서 협의와 달리 일방적인 투자를 요구하면 다음에 미국과 협의할 수 있는 안전장치도 확보했다고 김 실장은 전했다.


반도체 관세는 대만 등 경쟁국 대비 불리하지 않은 수준으로 조정하고, 의약품·목재의 경우 최혜국 대우를 적용하기로 했다. 김 실장은 "자동차 및 부품 관세는 15%로 인하하고, 상호관세는 15% 수준으로 유지한다"며 "반도체 관세는 경쟁국인 대만 대비 불리하지 않은 수준으로 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의약품이나·목재 등 일부 품목은 최혜국 대우를 적용하고, 항공기 부품·의약품 일부는 무관세로 전환할 것"이라며 "상업적 합리성(Commercial Rationality) 원칙에 따라 대미투자 원금 회수 장치를 MOU에 명시한다"고 부연했다.


관세 인하는 합의 이행을 위한 법이 국회에 제출되는 시점이 속한 달의 첫날이다. 김 실장은 "11월 내 중순 법안을 국회에 제출하려 한다"며 "양국 간 합의가 되면 11월 1일 소급해서 관세 인하 시점이 결정된다"고 했다. 농산물 추가 개방은 하지 않는 것으로 관철했다. 김 실장은 "농산물 분야 추가시장 개방을 철저히 방어했다"면서 "쌀, 쇠고기 등을 포함해 추가 개방을 철저히 방어했다. 검역 절차에 대해 양국 간 협력과 소통을 강화한다 등으로 합의했다"고 알렸다.


경주 APEC 계기 정상회담에서 분위기 반전

김 실장은 극적인 관세 협상 타결에 대해 "우리가 양보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관세 협상 국면에서) 우리가 양보한 것인지, 미국 측이 양보한 것인지' 묻는 말에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김 실장은 "협상 과정에 대해 상대방에 대한 것은 말하기 어렵다"면서도 "이재명 대통령이 그렇게 말했는데 며칠 만에 우리가 양보하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4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것이 한국에 재앙적 결과를 초래할 정도여서는 안 된다"며 "합의 지연이 반드시 실패를 의미하는 것은 아닌 만큼 인내심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 대통령의 이런 발언을 두고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관세 협상 타결이 사실상 어려울 거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김 실장은 "원칙을 가지고 누차 말하지만 (이 대통령이) 시기 때문에 국익을 소홀히 하실 일은 없다"며 "그 원칙대로 임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제저녁(28일)에도 전망은 밝지 않았다. 당일 날 급진전됐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 "韓, 감당 가능한 수준"

이번 협상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양국의 입장을 절충한 안으로 '연 200억달러'는 한국이 감당 가능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민정훈 국립연구원 교수는 "실무선에서 해결이 안 됐기 때문에 두 정상이 만나 통 크게 합의한 것"이라며 (분할 투자 관련) "금액은 200억달러로 미국 측 입장을 받아들여 주고, 기간은 8년을 10년으로 늘렸으니 우리나라 입장도 반영돼 양국에서 완전히 절충한 안"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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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기보 숭실대 글로벌통상학과 교수는 분할 투자 금액에 대해 "우리나라가 주장한 70억~150억달러보다 올린 것이지만 재작년 투자 금액이 2년 연속 200억, 300억달러였기 때문에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인 것은 틀림없다"고 했다. 다만 구 교수는 투자이익 배분과 관련해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구 교수는 "원금 환수 직전에는 일본처럼 5대 5로 이익을 나눠갖고 원금 회수 이후는 공식 발표는 없었지만 추정치에 따르면 미국이 상당 부분을 가져가는 것으로 돼 있다"고 말했다.




경주=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경주=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경주=황서율 기자 chest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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