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나무 어상자 바꾸려 했지만 성과 부진
임차→구매 전환에 어민 비용 3.6배↑
"임차도 부담, 더 비싼 구매는 불가능"
위생 강화를 목표로 해양수산부가 추진 중인 수산물 위판장의 '플라스틱 어상자' 전환 정책이 표류하고 있다. 해수부가 임차비 지원 방식에서 구매 방식으로 전환함에 따라 어민 부담이 늘면서 가뜩이나 저조한 '플라스틱 어상자' 전환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임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해양수산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해수부는 지난 10년간 위판장의 비위생적인 나무 어상자 사용을 개선하기 위해 플라스틱 어상자 임차비로 58억원을 투입했지만, 플라스틱 어상자 사용량은 2015년 591만개에서 2024년 647만개로 56만개 늘어나는 데 그쳤다.
문제는 앞으로다. 해수부는 내년부터 3년간 나무 어상자를 플라스틱으로 전면 교체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기존 임차 방식 대신 구매 방식으로 전환해 어민들의 부담을 지운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차 방식일 경우 개당 612원이 지원되지만, 구매 방식으로 바꾸면 지원금이 400원으로 줄어든다. 반면 어민들의 부담은 기존 612원에서 2200원으로 늘어난다. 플라스틱 어상자가 3000원인데 국비 400원, 지자체 비용 400원을 제외한 비용이다. 결과적으로 어민의 부담은 3.6배 늘어나는데 추가로 세척, 회수 등의 추가 부담까지 져야 할 수 있다. 가령 인천 위판장의 플라스틱 어상자가 부산까지 이동하면 회수 등이 어려워 부담이 커지게 되는 구조다.
이와 관련해 현장 어민들은 "임차도 부담돼서 못 쓰는데, 더 비싼 플라스틱 상자를 어떻게 사냐"며 "정부가 현장의 목소리를 듣지 않고 탁상에서 만든 계획으로는 정책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이외 비교되는 것은 농림축산식품부는 플라스틱 상자 임차 지원사업이다. 농식품부는 2014년부터 1315억원을 투입해 6억5700만 개를 지원해 사용 습관을 정착시키고 규격화에도 성공했다. 최근에는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통합관리시스템 구축에도 나서고 있다.
임 의원은 "농식품부처럼 충분한 물량을 지원하고, 위판장 현대화사업과 연계한 인센티브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며 "단순 교체 지원이 아닌 어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위생관리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책의 목표는 '보급 실적'이 아니라 '현장의 변화'여야 한다"며 "해수부는 실효성 없는 사업 전환보다 어민의 부담을 줄이고 수산물 품질을 높이는 근본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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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해수부 관계자는 "현장이랑 소통을 통해 애로사항 청취해 물량을 확대해 최대한 부담이 안 느껴지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며 "수협 등과 간담회 등을 통해 소통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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