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 가격 하나에 최대 3800만원 달해
유산 등 경험한 여성 치유에 주로 쓰여
아기의 숨소리까지 구현한 인형 '리본 베이비(Reborn Baby)'가 해외 성인 여성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23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인형 가격은 하나에 최대 2만 파운드(약 3800만 원)에 이르는 아기 인형이 성인 여성들 사이서 인기를 끄는 이유에 대해 분석했다.
일부 여성들은 이런 고급 아기용품 등 돈을 아끼지 않고 인형을 진짜 아기처럼 보살핀다. 이들은 아기를 잃었거나 유산을 경험한 여성들은 물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알츠하이머, 치매, 자폐증 등을 겪는 이들이 인형으로부터 위안을 얻는다며 '치유 잠재력'을 강조했다. Small Miracles SNS
먼저 높은 가격으로 인해 아기 인형을 구입하는 여성을 두고 '정신이 이상한 것 아니냐'는 일부 시선이 있지만, 이 인형은 유산 등을 경험한 여성의 치유에 주로 쓰인다. 그러면서 데일리메일 측은 영국 서퍽주에 거주하는 40대 여성 조 밀러의 사연을 소개했다. 밀러는 여섯 자녀를 둔 어머니이자 리본 인형 아티스트다. 그녀는 현재 리본 인형 20여 개를 소장하고 있는데, 새 인형을 받을 때마다 '박스 오프닝(Box Opening)'이라 불리는 작은 의식을 연다. 그는 "박스를 한 번에 다 열지 않는다. 아기의 발부터 보고, 손을 본 뒤 마지막에 얼굴을 공개한다. 진짜 아기를 처음 보는 것 같은 설렘이 있다"고 말했다.
현재 그는 '스몰 미라클스(Small Miracles)'라는 비영리 단체를 운영하며, 유산이나 신생아 사망을 경험한 사람들에게 리본 인형을 선물한다. 밀러는 "리본은 단순한 장난감이 아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마음의 안식이고, 위로의 대상이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최근 영국의 한 여성이 아기 인형을 사용해 '가짜 출산' 사건으로 조롱을 받는 것과 관련해 "분명 그런 행동에는 사연이 있을 것"이라며 무작정 비난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앞서 이달 초 스코틀랜드에 거주하는 한 20대 여성은 리본 인형을 이용해 출산한 척 거짓말을 해 논란이 인 바 있다. 이 여성은 SNS에 신생아 사진을 올리고 가족들로부터 선물과 돈을 받았지만, 결국 방에서 인형이 발견되며 거짓이 드러났다.
불안이나 자폐, ADHD 완화에도 도움
일부 여성들은 이런 고급 아기용품 등 돈을 아끼지 않고 인형을 진짜 아기처럼 보살핀다. 이들은 아기를 잃었거나 유산을 경험한 여성들은 물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알츠하이머, 치매, 자폐증 등을 겪는 이들이 인형으로부터 위안을 얻는다며 '치유 잠재력'을 강조했다. 실제로 유산 경험을 고백한 미국의 팝스타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리본 돌'을 안고 다니는 모습이 포착된 적도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지나치게 사실적으로 만들어진 아기 인형이 섬뜩하게 여겨진다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브라질에서는 최근 이런 아기 인형을 공공장소에 반입 금지하는 내용의 법안이 발의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영국의 인형 장인 존스톤은 "이 인형은 '마마이트' 같은 존재다. 좋아하든지, 싫어하든지"라고 말했다. 마마이트는 호불호가 극명한 것으로 유명한 식품이다.
지금 뜨는 뉴스
루이즈 가더드 크로울리 심리학 박사는 "돌봄과 소속감을 담당하는 뇌 회로는 본능적으로 작동한다. 인형을 안거나 돌보는 행위가 옥시토신과 도파민 분비를 촉진해 안정감을 준다"라며 리본 인형이 심리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는 이어 "대부분의 사람은 인형이 진짜 아기가 아님을 알고 있지만, 돌보는 행위 자체가 위로된다"며 "이건 망상이 아니라 뇌의 자연스러운 자기 치유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