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1세기 건립
조성 시기 명확해 편년 기준
고려 시대 석탑 두 개가 보물에서 국보로 승격된다.
국가유산청은 30일 '서산 보원사지 오층석탑'과 '예천 개심사지 오층석탑'을 국보로 지정 예고했다.
두 석탑은 건립 시기가 비교적 명확해 고려 초기 석탑 양식 변화를 연구하는 기준이 된다. 석탑 대부분은 정확한 건립 시기를 알 수 없어 양식 비교로 추정한다. 하지만 건립 시기가 명확한 석탑이 있으면 이를 기준으로 다른 석탑의 시기를 판단할 수 있다. 석탑 연구에서 이를 '편년 기준'이라 부른다.
보원사지 석탑은 정확한 건립 기록은 없지만, 10세기 중반 작품으로 추정된다. '보원사지 법인국사탑비'에 법인국사 탄문(900~974)이 광종을 위해 봄에 불탑과 불상을 조성했다는 기록이 있다. 탄문의 생존 시기와 조각 양식을 고려하면 10세기 중반으로 볼 수 있다.
석탑은 2층 기단 위에 5층 탑신을 올린 형태다. 아래 기단에는 형상이 다른 사자상을, 위 기단에는 불교 수호신을 새겼다. 통일신라 조각 기법을 이어받으면서도 고려만의 양식을 보여준다. 탑신은 위로 갈수록 줄어들어 안정감을 준다. 지붕 부분은 통일신라 석탑보다 낮고 넓어 고려 초기 양식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개심사지 석탑은 고려 현종 2년(1011) 완공됐다. 탑신에 새겨진 190자 명문에 "1010년 공사에 착수해 소 1000마리와 승려·속인 1만 명이 힘을 모았고, 약 쉰 명이 감독해 이듬해 4월 8일 완공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건립 과정을 구체적으로 알 수 있는 드문 사례다.
아래 기단에는 각 면마다 곡선 문양 세 개를 새기고, 그 안에 십이지신상을 조각했다. 위 기단에는 불교 수호신을, 1층 탑신에는 사찰을 지키는 금강역사상을 배치했다. 십이지신상-불교 수호신-금강역사상을 순서대로 배치해 불교 세계관을 표현한 것이다. 다른 석탑에서는 찾기 어려운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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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유산청은 "두 석탑은 조성 시기가 뚜렷해 고려 석탑 편년의 기준이 되고, 고려 왕실과 불교의 관계를 보여준다"며 "역사·예술·학술 가치가 높아 국보로 지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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