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보상금 결정 '6개월 기한' 무시
박균택 "법원, 법정 기한 준수해야"
박균택 더불어민주당 의원.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권리인 형사보상 결정이 법정 기한을 지키지 못하는 사례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어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6일 더불어민주당 박균택 의원(광주 광산갑)이 대법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21년~2025년 6월) 전국 지방법원에서 처리된 형사보상 결정 1만1,827건 중 2,903건(24.5%)이 법정 기한인 6개월을 초과해 결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형사보상은 형사피의자 또는 피고인으로 구금됐던 자가 불기소 처분이나 무죄판결을 받을 경우 국가에 보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형사보상법 제14조 제3항은 '보상청구를 받은 법원은 6개월 이내에 결정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억울하게 구금됐던 국민이 지체 없이 권리를 회복할 수 있도록 마련된 입법 조치다.
문제는 법정 기한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난해 서울고등법원은 형사보상 결정 지연 시 피해자가 제기하는 손해배상청구에 대해 해당 조항을 '훈시규정'일 뿐이라며 기각했다. 이는 법원 스스로 법정 기한 준수 의무를 권고 수준으로 인식, 결정이 늦어지더라도 실질적인 제재나 구제 수단이 사실상 없는 실정임을 보여준다.
이런 상황은 통계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올 상반기에만 하더라도 지방법원이 처리한 형사보상 사건 1,350건 중 379건(28.1%)이 법정 기한을 넘겨 결정됐다. 세부적으로는 6개월~1년 처리된 사건이 239건, 1~2년 119건, 심지어 2년을 초과해 처리된 사건도 21건에 달해 4건 중 1건이 기한을 넘긴 것으로 확인됐다.
평균 처리 기간 또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2021년 3.4개월이던 평균 처리 기간은 2022년 3.7개월, 2023년 4.4개월, 2024년 5.2개월로 지속적으로 늘어났고, 올 상반기에는 5.3개월로 법정 상한 기한인 6개월에 근접하고 있다.
박 의원은 "형사보상은 억울하게 인신을 구속당해 공권력에 의해 자유와 명예를 빼앗긴 국민에게 국가가 책임을 인정하고, 존엄을 회복시켜주는 최소한의 절차다"며 "그 결정이 늦어질수록 제도의 의미가 퇴색될 뿐만 아니라 또 다른 인권침해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억울한 국민 두 번 울리는 일이 없도록 형사보상 결정의 신속성을 보장할 실질적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호남취재본부 강성수 기자 soo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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