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8억 투자 개발…과수·채소 보급률은 '절반'
문금주 "개발-보급 연계 종합대책 시급" 지적
기후변화로 국내 주요 과수들의 재배지가 급격히 사라질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개발된 '기후적응형 품종'들이 정작 농가에는 제대로 보급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10년간 738억원이 투입된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과수·채소 등 원예작물 보급률이 개발 건수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해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17일 더불어민주당 문금주 의원(전남 고성·보성·장흥·강진)이 농촌진흥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현재 수준의 온실가스 배출 추세(SSP3-7.0 시나리오)가 지속될 경우 사과 재배면적은 평년(1981~2010년) 672만4,000ha에서 2070년대에는 200여ha로 96.5% 줄어 강원 일부 산지를 제외하고 사실상 전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기후 위기가 현실화되면서 농작물 재배 환경이 급변하고 있음에도 이에 대한 대응은 여전히 더딘 실정이다. 농촌진흥청은 지난 10년간 총 180건의 기후적응형 품종을 개발하며 738억원이라는 상당한 예산을 쏟아부었다. 이는 전체 품종개발 예산의 36.4%에 달하는 규모다. 하지만 투입 예산과 노력에 비해 현장 보급 성과는 저조하다. 식량작물(벼·밀 등)의 기후적응형 품종 보급률은 86.1%로 비교적 높지만, 과수·채소 등 원예작물은 45.0%에 그쳐 개발된 품종 중 절반 이상이 농가에 보급조차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급률 저조 원인은 품종 개발과 '따로 노는' 보급지원 정책 때문이다. 농촌진흥청은 기후적응형 품종 개발과 보급지원 사업을 별개로 운영하고 있으며, 기후적응형 품종 보급을 활성화하기 위한 독립적 정책이나 예산 지원도 없다.
또 품종 교체에 따르는 농가 부담에 비해 실제 보급지원 규모는 미미한 수준이다. 올해 품종 보급지원 예산은 과수 16억원, 채소 9억2,500만원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기후적응형 품종 보급에 한정하면 예산은 각각 12억6,000만원, 1억5,000만원 수준으로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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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의원은 "기후적응형 품종개발 사업은 개발한 품종이 농가의 땅에 뿌리내려 실질적인 결실을 맺을 때까지의 전 과정을 포괄해야 한다"며 "농촌진흥청은 개발에만 집중할 게 아니라, 장기적인 개발·보급 목표를 포함하는 '기후적응형 품종개발·보급 종합대책'을 즉시 수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호남취재본부 강성수 기자 soo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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