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적 정부지원금 20%이지만 실지급률 14%대 그쳐
올해 건보재정 적자 전환…2028년엔 누적준비금 소진
정부가 의정 갈등을 겪은 지난해에도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주지 않은 법정 국고지원금이 1조6000억원을 넘었다. 의과대학 정원 확대로 촉발된 의정 갈등과 의료공백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대규모 건강보험 재정을 쏟는다면서도 정작 국고지원금 교부 의무는 이행하지 않은 셈이다. 인구 고령화와 만성질환 증가로 건강보험 재정 위기가 예고된 가운데 정부의 국고 지원이 해마다 줄어들면서 보건의료 단체 노조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16일 보건복지부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건강보험료 수입은 83조9520억원, 이 가운데 법률에 정해진 기준에 따라 건보공단에 지급해야 하는 건강보험 정부지원금은 13조8051억원이었다. 하지만 정부가 실제 교부한 지원금은 12조1658억원으로, 약 1조6393억원이 미지급됐다. 예상 보험료 수입 대비 정부지원금 비율은 14.5%였다.
정부는 건강보험법과 건강증진법에 의거, 건보공단이 건강보험 재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2007년부터 해당연도 건강보험료 예상 수입액의 20%에 상당하는 금액을 지원하게 돼 있다. 14%는 일반회계(국고)에서, 6%는 담뱃세(담배부담금)로 조성한 건강증진기금에서 마련한다. 다만 건강증진기금으로 지원할 수 있는 금액을 담배부담금 수입의 65%로 상한을 두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경제성장률, 물가인상률 등 다른 변수를 배제한 채 건강보험료 인상률만을 적용해 건강보험료 예상 수입 규모를 적게 잡는 등 법정 20%의 국고 지원율을 지키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건강보험료 수입의 20%에 해당하는 149조7617억원을 지원해야 했지만, 실제 지원금액은 128조332억원에 그쳤다. 18년간 미지급된 법정 지원금이 총 21조7000억원을 넘고, 이 중 최근 10년간(2015~2024년)의 누적 미지급액이 18조4753억원에 달한다.
올해도 정부는 예상 보험료 수입 87조7586억원 가운데 14.4%인 12조6093억원을 국고로 지원할 예정이다. 지난해와 비교해 국고지원율 자체도 낮아졌지만 이마저도 모두 집행될지는 현재로선 미지수다. 내년 복지부 예산안엔 건강보험 정부지원금으로 12조7171억원이 편성돼 건강보험료 예상 수입액 대비로는 14.2%가 책정됐다. 반면 국민들이 부담해야 할 내년도 건강보험료율은 1.48% 인상됐다.
무상의료운동본부와 건보공단 노동조합은 "건강보험 국고지원 비율이 올해 14.4%에서 내년엔 14.2%로 줄어든다"며 "정부는 향후 건강보험 재정이 위기를 맞을 것이라며 건강보험료를 인상하면서도 국고지원은 계속 줄이는 모순을 보인다. 국민 건강에 대한 국가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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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 8월 국회 예산정책처가 발간한 사회보험 보고서를 보면 수입 증가율이 지출 증가율을 상회하면서 건강보험 재정은 기존 전망보다 1년 앞당겨진 올해부터 적자로 전환되고, 누적 준비금 소진 시점은 2028년으로 2년 빨라질 것으로 예상됐다. 예산정책처는 "2024~2028년 20조원에 달하는 건강보험 재정 투자를 수반하는 의료개혁 계획과 2025년까지 월 2000억원을 투입하는 비상진료체계를 반영한 결과"라면서 "최근 심화하고 있는 인구 고령화와 건강보험 보장성의 확대 등으로 건강보험 지출을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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