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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유출 과징금 수천억 '기금화' 추진…기재부 "도덕적 해이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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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년간 2000억원 과징금 부과
개인정보위, 피해구제 기금 도입 검토
협의 상대 기재부는 '신중한 입장'

"개인정보 유출로 피해를 본 건 국민인데, 과징금은 왜 국가가 가져가나요?"


최근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해킹 사태의 책임을 물어 SK텔레콤에 역대 최대 과징금인 1348억원을 부과한 가운데 과징금 국고 귀속을 두고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기업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과징금을 내지만 이 과징금이 국고로 귀속되면서 개인정보가 털린 개인에게는 실질적 혜택이 돌아가기 힘들다는 이유다. 이에 따라 개인정보 유출로 부과된 과징금을 실제 피해자 보호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기금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정보 유출 과징금 수천억 '기금화' 추진…기재부 "도덕적 해이 우려" 고학수 개인정보보호위원장이 정부서울청사에서 SK텔레콤 개인정보 유출사고에 대한 처분을 발표하고 있다. 개보위는 이날 과징금 1347억 9100만원과 과태료 960만원을 부과했다. 2025.8.28 조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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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개인정보위에 따르면 현재 학계·민간의 의견을 토대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기업에 대해 부과한 과징금 수익 등을 재원으로 활용한 '개인정보 피해구제 기금(가칭)'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일반인의 경우 개인정보가 유출되더라도 해당 기업으로부터 적절한 배상이나 지원을 받기 쉽지 않으며, 법정 다툼을 벌인다 해도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에 과징금을 실제 피해자 보호 등에 사용하는 기금화를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개인정보 침해로 인한 피해를 신속히 구제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다는 취지다. 최근 개인정보위의 과징금 부과 현황을 보면, 2021년 82억원, 2022년 1018억원, 2023년 232억원, 2024년 611억원으로 총 2000억원에 육박한다.


과징금의 기금화에 대한 검토는 개인정보위 내부 아이디어 수준으로 검토됐다가, 지난 11일 발표한 '개인정보 안전관리 체계 강화 방안'에 포함돼 공식화됐다. 최장혁 개인정보위 부위원장은 "현재 과징금은 국고로 귀속되는데, 피해자 보호에 실질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며 "이와 관련해 기획재정부와 협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보 유출 과징금 수천억 '기금화' 추진…기재부 "도덕적 해이 우려"

하지만 기금 관련 업무를 하는 부처인 기재부는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기재부에 따르면 기금을 신설하려면 △기금의 재원 확보 방안 △기금이 활용될 사업의 적절성·연관성 여부 △기금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지 등을 따져봐야 한다. 기재부 관계자는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행정 제재 성격의 과징금을 걷어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들을 지원해준다면 가해자(정보유출 기업)를 도와주는 셈이 될 수 있고, 도덕적 해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역효과를 우려했다.


최근 개인정보 유출 사례가 잇따르면서 기금화 논란도 뜨거워질 전망이다. 이진수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피해자 구제가 긴급하게 필요한 상황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며 "개인정보 보호와 관련된 기금을 조성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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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업계 관계자는 "기금으로 피해자에게 보상해준다면 가해자의 책임을 덜어주는 꼴"이라며 "기금이 설치되더라도 실질적 피해 구제라는 목적에 부합할지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피해 구제 기금의 목적과 취지 등 제도 설계를 명확하게 해야 한다"며 "단순히 '반짝 배상'에 그치는 것이 아닌, 개인정보 사각지대에 있는 중소기업 등 생태계를 개선하는 데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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