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 회사채 금리가 국채 금리 밑돌아
프랑스 정치 위기와 부채 증가에 대한 우려로 프랑스 주요 기업의 회사채 금리가 프랑스 국채보다 낮아지는 이례적인 일이 발생했다고 1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시장에서 프랑스 정부보다 프랑스 대기업들이 더 믿을만하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골드만삭스가 수집한 데이터에 따르면 로레알, 에어버스, 악사 등 프랑스 대표 기업 10곳의 회사채 금리가 최근 몇 주 동안 비슷한 만기의 프랑스 국채 수익률보다 낮아졌다. 이는 2006년 이래 가장 많은 수의 기업이다.
이 같은 금리 역전 현상은 최근 프랑수아 바이루 프랑스 총리가 사임한 뒤 나타났다. 1년도 채 되지 않아 총리 두 명이 실각하며 프랑스 국채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깊어진 영향이다.
앞서 지난 12일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 레이팅스는 국내 정치 분열과 양극화 심화를 이유로 프랑스의 국가 신용등급을 'AA-'에서 'A+'로 한 단계 강등했다.
현재 프랑스 국채 금리는 유로존에서 국가 부채 비율이 가장 높은 그리스 국채 금리보다도 높다.
스위스 은행 J 사프라 사라신의 카르스텐 유니우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프랑스 국채가 프랑스 기업들과 같은 수준에서 거래된다는 것은 더는 무위험 자산이 아니라는 신호"라며 "이제 신흥시장 채권처럼 거래되고 있다"고 말했다. 신흥시장에서는 회사채 금리가 국채 금리보다 낮은 경우가 흔하다.
프랑스는 유로존 내에서 규모가 크고 부유한 경제국으로 대개 국채 금리가 낮았기 때문에 이러한 일은 이례적이다. 유로존 전체로 보면 프랑스 국채보다 낮은 금리로 거래되는 기업이 80곳이 넘는다고 골드만삭스는 전했다.
예컨대 LVMH의 2033년 만기 채권을 보면 2024년과 2025년 초에는 비슷한 만기 국채보다 수익률이 약 0.2~0.6%포인트 높았다. 그러나 이번 주에는 수익률이 프랑스 국채보다 최대 0.07%포인트 낮아져 2023년 발행 이후 가장 큰 격차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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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리델 피델리티 인터내셔널 펀드 매니저는 "이들 회사채가 국채보다 유동성이 훨씬 낫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놀랍다"며 디폴트(채무 불이행) 가능성을 반영한 것이라기보다는 프랑스 국채가 시장에 과잉 공급된 상황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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