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전문가들이 제시한 새 평가법
"임팩트 중심으로 패러다임 전환"
스트리밍 수치보다 네트워크 연결이 핵심
1~2년 장기 추적으로 진짜 성과 본다
"해외 무대 효과요? 글쎄요, 잘 모르겠어요." 올해 해외 주요 음악제에 참여한 한 밴드 멤버의 말이다. 유명 아티스트들이 모인 무대에서 단 한 번 공연한 경험이 지속적인 성장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고백이었다.
화려한 무대 뒤에는 언제나 '성과'의 정의라는 난제가 남는다. '뮤콘 2025'에서 국내외 음악 산업 관계자들은 이 문제를 심도 있게 논의했다. 이수정 DMZ 피스 트레인 뮤직 페스티벌 디렉터는 "우리가 진짜 확인해야 하는 것은 유명 음악제에 참가한 아티스트들이 돌아와서 무엇을 할 수 있었는지다"라며 "무대에서 섰다는 사실만으로도 의미는 있겠지만, 진정한 성과는 이어지는 네트워크와 후속 기회"라고 말했다.
제임스 마이너 사우스 바이 사우스 웨스트(SXSW) 뮤직 페스티벌 디렉터도 "숫자만으로는 절대 알 수 없다"며 "누가 현장에서 새로운 팬을 만들었는지, 어떤 밴드가 현지 프로모터의 눈에 들었는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런 발언들은 단순한 스트리밍 수치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팔로워로 아티스트의 성과를 판단하는 관행의 한계를 보여준다. 실제로 SXSW, 더 그레이트 이스케이프 페스티벌 등 해외 주요 페스티벌은 단발적 성과보다 임팩트 중심의 평가를 추구한다.
SXSW는 참가 직후 아티스트가 어떤 활동으로 확장되는지를 면밀히 추적한다. 더 그레이트 이스케이프 페스티벌은 음악 저널리스트와 프로모터 네트워크가 현장에서 직접 리뷰와 피드백을 제공하는 시스템을 운영한다. 이 과정에서 숫자는 참고 자료에 불과하며, 현장 반응과 전문가 평판이 핵심 평가 요소로 작동한다.
통상 임팩트 중심 평가의 기준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네트워크 효과, 지속 가능한 기회 창출, 문화적·사회적 파급력이다. 네트워크 효과는 단순 공연 여부가 아니라, 이후 에이전시·프로모터·매체와의 연결과 추가 협업 가능성을 의미한다. 지속 가능한 기회 창출은 해외 투어, 재초청, 레코드 계약 등 장기적인 활동으로 이어지는지를 중심으로 판단한다. 문화적·사회적 파급력은 새로운 청중 형성이나 특정 장르 및 지역 음악에 대한 인식 변화를 포함한다.
하지만 국내에선 여전히 스트리밍과 SNS 수치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하다. 해외 매체 보도량, 공연 섭외 건수, 현지 팬 커뮤니티 형성 여부, 해외 에이전시 계약 체결 등까지 종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단발성 보고서 제출로 끝낼 것이 아니라, 장기 추적 조사를 도입해 최소 1~2년 단위로 후속 활동을 점검할 필요도 있다. 또한 현장 피드백을 체계적으로 수집해 아티스트와 공유하는 과정 역시 중요하다.
웨이닝 헝 나인킥 에이전시 대표는 "어떤 밴드가 현장에서 반응을 끌어내고, 이후 지속적인 기회를 창출하는지가 관건"이라며 "새로운 성과 지표와 추적 방법을 정착시킬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나탈리 폰 롯츠 더 그레이트 이스케이프 페스티벌 이벤트 매니저 역시 "단 한 번의 쇼케이스가 아니라, 아티스트가 돌아가서 어떤 파급력을 발휘하는지가 진짜 성과"라며 "창의적인 전략과 실행 방안이 뒷받침돼야 비로소 아티스트들의 글로벌 활동에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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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새로운 평가 체계 도입에는 현실적 장벽이 존재한다. 한 음악제 관계자는 "장기 추적 조사나 해외 네트워크 분석은 비용과 인력 면에서 부담"이라며 "결국 소수 음악제에서만 가능한 방식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임팩트 중심 평가의 객관성에 대한 의문도 남는다. 한 매니지먼트 관계자는 "현장 반응이나 전문가 평판은 주관적 요소가 강해 오히려 더 불공정할 수 있다"며 "숫자의 한계를 인정하더라도 최소한의 정량적 지표는 여전히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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