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생산 수출업체 생존 위기
자동차부품 등 주요 수출 품목
납품단가 인상에 완성차도 영향
멕시코 정부의 고율 관세 추진으로 국내 자동차 부품업계의 경쟁력 약화와 가격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엔진과 변속기 등 핵심 부품이 관세 부과 대상에 포함되면 원가 상승은 물론, 현지 시장 점유율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15일 산업계에 따르면 멕시코의 고율 관세 추진으로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하는 영세 2·3차 부품업체들이 생존 위기에 내몰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현지 생산 비중이 높은 현대차·기아의 직접 피해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나오지만, 자동차 완성차와 부품 업계가 가장 큰 충격을 받을 것이란 분석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멕시코 상위 수출 품목은 자동차 부품(21억53만달러)을 비롯해 평판디스플레이, 아연도강판, 냉연강판, 합성수지 순이었다. 신원규 한국경제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한국은 멕시코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로 자동차·철강·전자제품 등 중간재 비용이 상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자동차 부품업계 관계자는 "멕시코에서 생산해 직접 부품을 수출하는 영세한 2·3차 업체에는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라고 우려했다. 이어 "현지에 법인(공장)이 있는 1차 부품사의 경우 멕시코에서 만들어서 멕시코 공장으로 납품하면 되기에 오히려 문제가 없다"며 "하지만 국내에서 만들어 수출하는 영세 업체들엔 납품 단가 인상으로 이어지고 이는 곧 완성차의 가격에도 영향을 주게 되며 현지 시장에서 점유율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관세가 현실화한다면 연간 40만대 수준의 멕시코 기아 공장 생산에 들어가는 부품 조달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연구위원은 "멕시코는 차 부품 업계의 경쟁력이 상당히 강해 미국 완성차 업체들이 멕시코에서 주로 부품을 조달해 왔다"며 "관세까지 맞으면 사실상 경쟁력은 거의 없어진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철강 업계 역시 부담이 크다. 멕시코는 2020년 이후 철강 수입이 급증했으며 한국은 멕시코의 5번째 수입 상대국이다. 업계에서는 멕시코 정부가 2023년부터 철강 수입 관세를 잇달아 인상해온 만큼 이번 조치로 충격이 한층 가속화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지난해 초 20만t 수준이었던 한국의 멕시코 철강 수출입 물량은 올해 상반기 13만t까지 하락했다.
가전 업계 역시 중간재 포함 여부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부품·원자재가 관세 대상에 포함될 경우 공급망 비용이 늘어날 수 있다"며 "중간재 수출에 대한 관세 감면 유지 여부에 따라 영향이 달라질 수 있어 섣불리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기존의 '프로섹(Prosec·업종별 촉진 프로그램)' 혜택이 축소될 위험도 제기된다. 섬유, 철강, 자동차 등 특정 생산 부문을 위한 수입품에 한해서 특혜 관세율을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한아름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위원은 "업계에서 크게 영향이 없다고 해석하는 것은 프로섹 혜택을 볼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라며 "그러나 멕시코가 자국 생산을 증진하려고 하는 목적이라면 프로섹 범위를 축소할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어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 연구위원은 "관세 노출 여부를 빠르게 진단하고, 해당 품목에 대한 원산지 및 조달 방식과 대체 경로를 확보해야 한다"며 "필요할 경우 고율의 품목이 현지화 또는 멕시코와 FTA를 체결하고 있는 국가로부터 조달이 가능한지 등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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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멕시코 경제부는 자동차를 비롯해 섬유, 철강, 가전 등 약 1500개 품목의 수입 관세를 조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예산안이 의회를 통과할 경우 자동차 부품과 의류, 신발, 가전제품, 유리, 화장품 등에는 최대 50%의 관세가 적용된다.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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