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집단소송 제도' 가야 할 길下
실효성 논의 급물살
국정기획위·변협 논의
절차 완화 목소리 높아
도입 20년을 맞은 증권집단소송 제도 실효성 확보를 위한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대통령 직속 국정기획위원회에서는 대한변호사협회와 함께 집단소송제도 활성화를 위한 세부논의를 거쳤다. 증권집단소송제도는 '한 사람이 승소하면 소송을 제기하지 않은 피해자도 모두 구제하자'는 취지로 마련된 제도지만, 까다로운 절차로 주가조작·횡령·배임 등을 사후감시하는 기능을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증권집단소송 제도 활성화를 위해서는 '절차 간소화'가 급선무라는 지적이 나온다. 증권집단소송은 1단계 소송허가결정 청구소송과 2단계 본안소송으로 이원화돼 사실상 '6심제(소송허가 3심+본안 3심)'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데, 복잡한 단계부터 대폭 간소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행 증권집단소송제도는 열릴지 여부만 놓고도 지방법원, 고등법원, 대법원의 관문을 뚫어야 한다. 만약 대법원 소송허가 결정이 나더라도 실제 피해보상액 규모를 정하는 본안소송을 또 3심까지 가야 한다.
실제 사법정책연구원에 따르면 2023년까지 증권집단소송의 소송허가 신청일부터 확정일까지 시간은 57.54개월(약 4년 8개월), 본안 소제기일부터 확정일까지 시간은 67.66개월(약 5년 7개월)에 달한다. 증권집단소송 경험이 있는 한 변호사는 "법상 집단소송허가 결정에 대해 즉시 항고하면 집행정지 효력이 있어 본안소송을 진행하지 못한다"며 "소송불허가 결정에 대해서만 불복할 수 있도록 하던지 소송허가 결정에 항고나 재항고하더라도 본안소송절차를 그대로 진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국내 증권 집단소송의 모델이 된 미국은 별도의 소송허가 제도를 두지 않고 1심에서 소송허가 여부와 본안 판단을 동시에 하고 있다. 이 경우에도 2심이나 3심까지 소송이 계속 진행되기보다 1심에서 양 당사자간 합의가 적극적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2020년 미국 아이폰 소비자들이 애플을 상대로 제기한 집단소송에서 애플은 1심에서 소비자와 합의를 통해 상호 적정한 배상금액을 확정하기도 했다.
집단소송 범위를 넓혀야 한다는 주장도 꾸준히 제기된다. 적용 범위를 증권에만 한정하지 말고 카드사 정보유출 피해, 담합 등 피해의 정도를 일반화할 수 있는 전 분야로 확대하자는 주장이다. 미국 등과 같이 소비자, 환경, 인권 분야 등에도 집단소송을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예컨대 카드사나 이동통신사의 개인정보 유출, 금융사의 불완전 사기판매 등까지 광범위하게 집단소송의 영역 안으로 들어와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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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경우 기업 경영 위축에 대한 반대도 있지만 '기업 밸류업'과 주주 소통 차원에서 필요하다는 반론도 있다. 정준혁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기업들이 주주 소통을 강화하게 만들기 위해선 금융 당국의 사전 규제뿐 아니라 주주 소송이라는 양 날개가 작동해야 한다. 금융 시스템엔 허점이 있을 수밖에 없는데, 한국은 사전 규제에 비해 문제가 생겼을 때 책임을 묻는 소송은 활발한 편은 아니다"고 했다. 민사소송법 분야에 정통한 한 변호사은 "자본시장을 둘러싼 이해관계자가 다원화됨에 따라 조사 대상과 처벌 대상을 제한된 인력으로 선택하는 기업의 행정규제보다는 집단적인 민사소송 방향으로 나아가는 개입이 필요하다"고 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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