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태료·과징금 상향 등 검토
도입 시 中企 치명적
"정부 안전 지원 뒷받침돼야"
이재명 대통령이 산업재해 발생 사업장에 대한 고강도 경제적 제재를 예고한 가운데 중소기업계에서는 경영 전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안전 인력과 예산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강도 높은 압박이 계속된다면 업계 전반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당정은 중대재해 발생 사업장에 대해 과태료·과징금 등 경제적 제재를 강화하는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 최근 포스코이앤씨 등 산업 현장에서 잇따라 사망사고가 발생하자 이 대통령이 엄정 대응을 주문한 이후 나온 조치다. 이외에도 공공 입찰 자격 박탈, 대출한도 축소, 영업정지 기준 강화 등의 강도 높은 제재 방안이 논의에 오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과징금 상향 등 여러 가지를 검토하고 있는 것은 맞으나, 구체적인 방안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고강도 경제 제재가 예고되면서 중소기업계는 술렁이고 있다. 예산 부족으로 안전 인력 확충, 시스템 구축 등 안전 투자 여력이 충분하지 않은 중소기업이 가장 먼저 이 같은 경제 제재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경제적 제재로 인한 타격 역시 대기업과 비교해 훨씬 치명적인 탓에, 제도가 현실화할 시 업계가 전반적으로 위축될 수 있단 우려도 나온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2022년 1월부터 지금까지 중처법 위반으로 기소된 사건을 봐도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율이 87.1%다.
한국경영자총협회 관계자는 "중소기업은 대기업과 비교해 안전 인력과 예산이 부족해 중처법이 요구하는 수많은 안전관리 서류를 준비하고 경영 책임자가 이행 여부를 점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현실적인 여건으로 인해 산재 발생 위험이 중소·중견 기업으로 쏠리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중소기업계는 여력이 되지 않는 기업에 대한 정부의 안전 투자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처벌 일변도'식의 방지책은 근본적인 대책은 되지 못한다는 게 업계의 의견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올해 2월 발간한 자료에 따르면 중처법 시행 이후 안전 예산 증가액은 1000인 이상 사업장이 평균 627억6000만원, 50인 미만 사업장이 5000만원으로 1255배 넘게 차이 났다. 안전 인력 충원 수준도 50배 넘게 벌어져, 전반적인 대응 수준의 양극화가 심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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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중앙회 관계자는 "안전한 사업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데 공감하지만, 일선에선 예산과 인력이 여의찮아 현실적으로 안전 규정을 다 챙기지 못하거나, 경영자의 전문성이 부족해 무엇부터 고쳐야 하는지 알지 못하는 경우도 정말 많다"며 "영세 사업장의 안전 대책 수립에 대한 정부 컨설팅을 강화하고 안전 인력 충원, 스마트 안전 장비 도입 등을 위한 정부 지원이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여건이 미흡한 상황에서 경제적 제재와 처벌만 강화하면 생존에 위협을 느낀 기업들은 오히려 숨으려 할 수 있다"며 "처벌보다 안전관리에 힘쓰는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방안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서희 기자 daw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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