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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푸틴 묘한 거래?…美서 우크라 실종 아동 DB 돌연 사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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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지원했던 피랍 의심 우크라이나 아동 3만5000명에 대한 데이터베이스가 갑자기 사라졌다.

블라디미르 푸틴의 러시아 대통령의 전쟁 범죄에 관련한 중요 증거가 사라진 것인데도 미 국무부는 이에 대한 모든 사항을 함구하고 나섰다.

18일 워싱턴포스트는 미국 예일대 연구자들이 구축했던 피랍 의심 우크라이나 아동에 관한 DB가 국무부가 지원 중단에 나선 가운데 갑자기 삭제됐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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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C 기소에 쓴 증거 사라져
미 국무부, 자료 관련 사항에 대해 함구 나서

미국 정부가 지원했던 피랍 의심 우크라이나 아동 3만5000명에 대한 데이터베이스(DB)가 갑자기 사라졌다. 블라디미르 푸틴의 러시아 대통령의 전쟁 범죄에 관련한 중요 증거가 사라진 것인데도 미 국무부는 이에 대한 모든 사항을 함구하고 나섰다. 1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 예일대 연구자들이 구축했던 피랍 의심 우크라이나 아동에 관한 DB가 국무부가 지원 중단에 나선 가운데 갑자기 삭제됐다고 보도했다.

트럼프-푸틴 묘한 거래?…美서 우크라 실종 아동 DB 돌연 사라져 WP는 이번 DB 삭제 사태가 트럼프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진행 중인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 협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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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의 보도를 보면, 국무부의 지원을 받아 DB를 구축한 예일대 인도주의연구실(HRL)은 예고 없이 계약이 이미 종료된 상태라는 통보를 지난달 국무부로부터 받았다. 이에 따라 HRL이 면밀하게 수집해 구축해뒀던 우크라이나 출신 아동 3만5000명의 신원과 위치를 추적하는 사진, 문서 등 각종 정보가 삭제됐다. 이 DB는 우크라이나와 수단에서 발생한 전쟁 범죄 의혹 관련 자료를 수집하는 '충돌 관측소'(Conflict Observatory)라고 불리는 프로그램의 일부였다.


이 프로그램은 미국 국무부가 지원해 왔다. 미국 국무부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약 3개월 후인 2022년 5월에 여러 인권단체와 연구기관들의 컨소시엄으로 이 프로그램을 출범했다. 그러나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선 후 '충돌 관측소' 홈페이지를 폐쇄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러시아의 전쟁 범죄 행위를 입증하는 증거가 인멸되는 "파괴적인 결과"가 초래됐을 수 있다는 항의 서한을 장관들에게 보냈다.

트럼프-푸틴 묘한 거래?…美서 우크라 실종 아동 DB 돌연 사라져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수집한 아동 납치 관련 정보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러시아 고위 인사들에 대한 국제형사재판소(ICC) 기소에 증거로 사용할 예정이었다. TASS·연합뉴스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수집한 아동 납치 관련 정보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러시아 고위 인사들에 대한 국제형사재판소(ICC) 기소에 증거로 사용할 예정이었다. 앞서 ICC는 2023년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 정부의 아동 권리 담당 책임자인 마리아 르보바-벨로바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한 이후 미국 국제개발처(USAID) 차장 직무대리로 임명한 피터 마로코 국무부 외국원조국장은 지난달 국무부 직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이 프로그램을 세금 낭비의 대표적 사례로 지목했다. 그러면서 해당 프로그램을 비롯해 수천 건의 프로젝트에 대한 지원을 중단했다.


무엇보다 미 의회 의원들은 연구소의 데이터베이스가 정부의 종료 지침을 따르는 과정에서 삭제됐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WP는 DB 삭제 사태에 관해 브리핑받은 연방의회 의원들이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과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에게 서한을 보냈다고 전했다. 그레그 랜즈먼(민주·오하이오) 하원의원 등은 서한에서 "보관소에 있던 데이터가 영구히 삭제됐다고 믿을만한 이유가 있다"며 "만약 사실이라면 파괴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장관들에게 경고했다.

트럼프-푸틴 묘한 거래?…美서 우크라 실종 아동 DB 돌연 사라져 게티이미지연합뉴스

현재 이 자료가 남아 있는지는 확실치 않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데이터베이스의 자금 지원이 중단된 사실을 확인해 줬지만, 데이터의 백업 여부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설령 DB에 있던 정보가 완전히 삭제되지 않고 다른 곳으로 옮겨졌다고 하더라도 문제는 남는다. 데이터가 옮겨지는 과정에서 내용이 조작됐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전쟁 범죄를 다루는 법정에서 증거로 인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한 연구자는 "트럼프 행정부는 무능이든 고의든 간에 3년간 2600만 달러(380억 원)의 납세자 돈이 투입된 전쟁 범죄 증거의 유효성이 의심받도록 했다"고 비판했다.

WP는 DB 삭제 여부나 무결성 상실 여부에 관해 국무부 관계자와 연방정부 지원을 받는 연구개발센터들을 관리하는 비영리 기구 미터(MITRE) 관계자에게 각각 문의했으나, 양측 모두 답변을 거부하면서 각각 상대편에게 답변 책임을 미뤘다. WP는 이번 DB 삭제 사태가 트럼프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진행 중인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 협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종 아동 송환 어려워져…우크라·러 종전 협상에 불똥 튈 수도
트럼프-푸틴 묘한 거래?…美서 우크라 실종 아동 DB 돌연 사라져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실종된 아동들을 러시아 측이 되돌려보내야 하며 납치 관련 인사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이 내용은 휴전 합의에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AP ·연합뉴스

푸틴의 전쟁 범죄의 증거가 훼손된 것에 가장 큰 문제는 실종된 아동들이 집으로 돌아오는 것이 더욱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러시아는 아동을 전선에서 보호하기 위해 이송했다고 주장하지만, 우크라이나는 이를 아동의 정체성을 지우고 러시아식 교육을 주입하려는 시도로 간주하고 있다. 이 데이터베이스에는 러시아에 입양되거나 위탁된 우크라이나 아동들의 사진, 이름, 기타 정보가 포함돼 있다. 따라서 연구진은 이 데이터가 아동을 집으로 돌려보내는 데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다. 이번 조치에 트럼프 대통령의 전쟁 중재 노력을 지지하는 일부 보수 기독교 단체들조차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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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실종된 아동들을 러시아 측이 되돌려보내야 하며 납치 관련 인사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이 내용은 휴전 합의에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은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을 집으로 돌려보내는 문제에 대해 휴전 협상에서 풀어야 할 중요한 이슈라고 최근에 발언한 바 있다고 WP는 전했다. 이 가운데,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방안을 놓고 최근 젤렌스키 대통령과 갈등을 빚었던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와의 종전 협상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나 해당 프로그램 삭제 조처 등으로 인해 우크라이나 시민들 사이에서는 미국과 러시아의 대화에 의문을 드러내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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