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날이 아닌 실제 시간으로 계산해야"
공수처·검찰 수사과정 명확성·적법성도 언급
검사가 7일 내 항고 않거나 포기할 경우 석방
12·3 비상계엄 사태 관련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기소 된 윤석열 대통령이 구금 51일, 구속기소 된 지 40일 만에 석방된 상태에서 재판받을 수 있게 됐다. 법원은 구속기간 만료 이후 기소됐으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검찰로 이어지는 절차적 명확성과 적법성에 대한 의문을 해소해야 한다면서 윤 대통령 측이 낸 구속 취소 청구를 받아들였다.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윤 대통령이 낸 구속 취소 청구를 인용했다. 윤 대통령 측은 지난달 4일 '불법 구금'을 이유로 서울중앙지법에 구속 취소 청구했다.
법원은 윤 대통령의 구속기간이 만료된 상태에서 공소가 제기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구속기간은 날이 아닌 실제 시간으로 계산해야 한다"며 "체포적부심사를 위한 서류 등이 법원에 있었던 기간을 구속기간에 불산입해야 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형사소송법에는 구속 전 피의자심문과 구속적부심사의 경우, 관계 서류가 법원에 있었던 기간은 구속기간에 불산입된다는 규정이 있지만, 체포적부심사를 위해서인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했다. 신체의 자유, 불구속수사의 원칙 등에 비춰볼 때 수사 관계 서류가 법원에 있었던 시간만큼 구속기간에 불산입하도록 해석해야 불합리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춰보면 피고인의 구속기간이 만료된 상태에서 공소가 제기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즉 윤 대통령은 지난 1월15일 오전 10시33분께 체포돼 예정된 구속기간 만료 시기는 1월24일 오전 0시였다. 그런데 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위해 수사 관계 서류 등이 법원에 접수된 시기는 1월17일 오후 5시46분께 전후였고, 구속영장이 발부돼 수사 관계 서류 등이 수사기관에 반환된 시기는 1월19일 오전 2시53분께였다. 이렇게 약 33시간7분이 소요되면서, 예정된 구속기간 만료 시기가 1월26일 오전 9시7분께로 늘어나게 됐다. 결국 검찰의 공소가 제기된 시기는 1월26일 오후 6시52분께로 이미 구속기간 만료 시기에 해당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재판부는 ‘법원은 공수처 수사 범위에 내란죄가 포함돼 있지 않고, 공수처와 검찰은 서로 독립된 수사기관인데 아무런 법률상 근거 없이 형소법이 정한 구속기간을 나눠 사용했고, 그 과정에서 신병 인치 절차도 거치지 않았다’는 변호인의 주장을 언급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공수처법 등 관련 법령에 명확한 규정이 없고, 이에 관한 대법원의 해석이나 판단도 없는 상태"라며 "절차의 명확성을 기하고, 수사 과정의 적법성에 관한 의문의 여지를 해소하는 것이 바람직하므로 구속취소 결정을 하는 것이 상당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법원의 구속 취소 결정이 있더라도 윤 대통령의 석방이 즉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이날 윤 대통령 측 변호인인 석동현 변호사는 "기소청인 서울중앙지검에서 7일 내 즉시항고를 할 수 있고, 즉시항고를 포기하거나 기간 내 항고를 하지 않을 때 석방된다"며 "해당 결정에 대한 검사의 즉시항고 제도는 위헌 결정이 났기 때문에 즉시 대통령을 석방하라는 지휘를 함이 마땅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앞서 재판부는 지난달 20일 심문기일을 진행했다. 윤 대통령 측은 공수처의 내란죄 수사와 기소 절차가 모두 위법하게 이뤄졌고, 증거 인멸 우려가 없다며 윤 대통령의 석방을 주장했다. 또 구속 기한이 만료된 뒤 기소된 것으로 현재 불법체포 및 불법 구금 상태라며 윤 대통령의 불법 구금 문제가 법원의 책임으로 돌아갈 수 있다며 재판부를 압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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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검찰 측은 구속과 기소가 기간 내 적법한 절차대로 이뤄졌으며, 공수처의 내란죄 수사는 적법하다고 맞받아쳤다. 증거인멸 여부에 대해서도 윤 대통령이 여전히 대통령 자리에 있는 만큼 회유가 시도될 가능성이 있다며 구속 취소 신청을 기각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염다연 기자 allsalt@asiae.co.kr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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