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 수강신청 거부에 가톨릭대 등 일부 의대 3월 개강 연기
'빅5 병원'선 의사 36% 감소…레지던트는 90%·인턴 97% 급감
"등록금은 냈고, (1학년) 휴학은 안 된다고 해서 수강 신청도 할 예정이지만 아직 개강 일정 자체도 안 나왔다."(수도권 의대 신입생)
"3월 전공의 모집도 다 끝났고, 일반의로 취업한 선배들은 따박따박 월급 받고 있으니 급할 것 없어 보이고… 나도 빨리 입대할 수 있길 기다릴 뿐이다."(사직 전공의)
새 학기가 시작됐지만 대부분의 의대생과 전공의들이 대학과 수련병원으로 돌아오지 않고 있다. 일부 의대는 학생들의 대규모 제적 사태를 막기 위해 개강 시기를 미루는가 하면, 상급종합병원에선 전공의 대신 진료지원(PA) 간호사를 늘려 의료진 공백 메꾸기에 나섰다.
4일 정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의대 정원 확대로 인한 의정 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정부와 여야는 내년 의대 정원을 정할 의료인력 수급추계위원회(추계위)를 구성해 갈등 해결의 실마리를 찾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추계위 관련 법안은 지난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제1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통과됐지만, 의료계가 법안 내용 자체에 반대하고 있어 위원 구성 등 실제 출범까진 난항이 예상된다.
의료개혁 추진을 위한 정부의 의지는 단호하다. 오는 6일엔 필수의료 분야 의료사고 안전망 구축 관련 토론회를 열고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등 이달 중 의료개혁 2차 실행방안을 내놓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의대생들의 저항도 만만치 않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에서 제출받은 '2025학년도 1학기 의대 수강 신청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기준으로 전국 의과대학 40곳 중 10곳은 의예과 1~4학년 중 단 한명도 수강 신청을 하지 않았다. 이에 일부 대학이 개강을 2~8주 연기하는 등 이번 학기 정상적인 수업이 이뤄지지 못할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현재 강원대와 고신대, 울산대, 제주대 의대 등이 개강 일자를 이달 중하순으로 미뤘고, 가톨릭대 의대의 경우 다음 달 28일로 개강을 연기했다. 특히 대부분의 의대가 신입생의 휴학을 허용하지 않고 있어 학생들은 일단 수강 신청을 한 뒤 수업 거부에 나설 가능성도 적지 않다.
한 의대 관계자는 "상당수 의대가 일단 수업 정상화를 위해 강의실을 준비하고 실습실 공사도 시작한 것으로 안다"며 "대학에선 24학번과 25학번 학생들을 동시에 수업받게 하는 방안, 24학번을 한 학기 우선 수업받게 하는 방안까지도 고려하고 있지만 상황이 좋아 보이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대학병원을 비롯한 대부분의 수련병원은 올 상반기에도 복귀한 전공의가 거의 없어 소수의 인력으로만 운영해야 하는 실정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서울 빅5 병원(삼성서울·서울대·서울성모·서울아산·세브란스 병원)의 레지던트는 213명으로 지난해(2114명) 대비 89.9%, 인턴은 17명으로 전년(628명) 대비 97.3% 각각 감소했다. 이에 따라 이들 병원의 전체 의사 수는 4570명으로 전년(7132명) 대비 35.9% 줄었다.
대신 정부의 상급병원 구조전환 지원사업에 참여한 대부분의 병원들이 '전문의·PA간호사 중심'의 중증 진료를 확대하고 있는 만큼 전공의들의 공백을 PA 간호사 확대로 메꾸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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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종합병원 관계자는 "이미 일 년 가까이 PA 간호사들을 교육하고 의료 현장에 투입한 결과 봉합 등 수술실에서 기존 전공의 몫의 역할을 해내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다만 이들 또한 업무 피로도가 많이 쌓인데다 처우 개선이나 의료행위의 법적 책임 문제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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