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오염, 폐암 발병률 변화 주요 요인
중국·동아시아 대기오염 관련 폐암 위험↑
비흡연자의 폐암 발병이 급증하고 있으며, 대기 오염이 주요 원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4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국제암연구소(IARC)는 전날 국제 학술지 랜싯 호흡기 의학(Lancet Respiratory Medicine)에서 2022년 기준 전 세계 폐암 발생 현황을 분석해 발표했다. 연구에 따르면 2022년 전 세계적으로 약 250만 명이 폐암을 진단받았으며, 특히 비흡연자와 여성에서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다.
비흡연자 폐암의 대부분은 체액을 분비하는 기능을 가진 세포에서 발생하는 선암(腺癌) 형태로 나타났다. 2022년 새롭게 폐암에 걸린 남성 약 150만명 중 71만7211명(45.6%)이 선암종이었으며, 여성의 경우 폐암 진단자 90만8630명 가운데 54만1971명(59.7%)이 선암으로 진단되면서 절반을 넘었다.
연구소는 폐 선암 발병 사례 가운데 약 20만 건이 대기오염과 관련 있다고 밝혔다. 특히 미세먼지(particulate matter, PM) 노출이 비흡연자 폐암 발생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남성 약 11만1486명, 여성 8만378명의 선암종 사례가 미세먼지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했다. 아울러 중국 등 동아시아 지역에서 대기오염과 관련된 폐암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또 한 가지 주목할 점은 지난 40년간 대부분 국가에서 남성 폐암 발병률은 감소한 반면, 여성은 반대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는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흡연율의 변화를 꼽았다. 남성의 흡연율은 일찌감치 정점을 찍고 감소세지만 여성의 흡연율은 아직 정점에 도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폐암에 더 취약할 수 있는 유전자 변이와 폐경기 동안의 호르몬 변화 등이 여성의 폐암 발병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이번 연구의 공동 저자이자 IARC의 암 감시 부문 책임자인 프레디 브레이 박사는 가디언을 통해 "주변 대기 미세먼지 오염과 폐 선암 위험 증가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는 증거가 쌓이고 있다"며 "미래의 선암 발병률은 흡연과 대기오염 감소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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