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익 전년대비 10.5% ↑
예대마진 확대로 이자이익만 13조
1조7600억원으로 배당·자사주 소각
KB금융그룹이 2024년 연간 당기순이익 5조782억원을 기록하며 업계 최초로 '5조 클럽'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대비 10.5% 늘어난 것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특히 예대금리차에 기초한 이자 이익은 13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KB금융그룹은 올해 1조7600억원을 연간 현금배당 및 자사주 매입·소각 재원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5일 KB금융그룹은 2024년 경영실적 발표를 통해 2024년 연간 당기순이익은 5조 782억원으로 전년(4조5948억원) 대비 10.5% 증가한 수준이다.
지난해 4분기 당기순이익은 6829억원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2183억원)의 3배를 넘어선 수준이다.
하지만 지난해 2분기의 역대 최대 분기 순이익(1조7324억원)이나 직전 3분기 순이익(1조6140억원)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감소했다. 희망퇴직 비용 인식, 계절적 요인에 따른 보험 실적 축소 등의 영향이다.
세부적으로는 순이자이익(12조 8267억원)이 같은 기간 5.3% 증가했다. 다만 시장금리 하락으로 연간 순이자마진(NIM)은 그룹이 2.03%, 은행이 1.78%로 1년 새 0.05%포인트씩 낮아졌다.
순수수료이익(3조8496억원)도 4.8% 늘었다. 주가연계증권(ELS) 판매 중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침체 등으로 은행과 부동산신탁의 신탁 보수가 줄었지만, 신용카드 수수료 이익이 약 1000억원 늘고 투자은행(IB) 부문의 증권업 수입수수료도 증가했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대규모 ELS 고객 보상과 시장금리 하락 등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증권, 카드, 보험 등 비은행 부문 이익 확대를 통해 그룹의 이익 창출 역량이 한층 강화됐음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계열사별로는 KB국민은행의 순이익은 3조2518억원으로 1년 전보다 0.3% 줄었다. 하지만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ELS 손실 피해 보상 관련 대규모 일회성 비용 처리를 고려하면 실제로는 상당 폭 증가했다.
KB증권, KB손해보험, KB카드, 라이프 생명의 순이익은 각 5857억원, 8395억원, 4027억원, 2694억원으로 50.3%, 17.7%, 14.7%, 15.1% 증가했다.
KB금융그룹과 KB국민은행의 지난해 4분기 기준 NIM(1.98%·1.72%)은 3분기(1.95%·1.71%)보다 각 0.03% 포인트, 0.01%포인트 높아졌다. 가계대출 수요 관리를 명분으로 예대금리차가 확대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KB금융그룹은 역대급 이익을 올린 만큼 주주들에게도 통 큰 환원에 나설 계획이다. KB금융은 지난해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서 밝힌 대로 2024년 말 CET1비율 13.51% 중 13%를 초과하는 자본 1조7600억원을 올해 연간 현금배당 총액과 자사주 매입·소각 재원으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이사회는 연간 현금배당 총액을 감안해 총 5200억원의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의결했다. 하반기에는 CET1 비율 13.50% 초과 자본도 추가 주주 환원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KB금융그룹은 "비은행 포트폴리오의 지속적인 이익기여도 확대가 그룹의 견조한 수익 창출력 개선을 이끌었다"며 "앞으로도 KB금융은 저성장·금리하락 기조에 대응하기 위해 각 사업 부문별 경쟁력 제고 노력을 강화하고, 위험가중자산이익률(RoRWA) 중심의 질적 성장 노력도 지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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