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그룹의 준법 경영 상황을 감시하는 삼성준법감시위원회가 오는 18일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서초사옥에서 소집돼 정례회의를 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3일 '부당합병·분식회계' 사건 2심에서 전부 무죄 판결을 받은 후 열리는 첫 회의여서 논의될 내용을 두고 재계와 법조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5일 재계 등에 따르면, 삼성준감위는 매달 셋째 주 화요일에 열리는 관례에 따라 이달에는 18일에 회의를 할 예정이다. 회의 안건은 외부에 공개되지 않는 가운데, 이번 회의에서도 대외 후원금, 내부 거래 관련 사건, 계열사들의 준법 경영 현안 등 통상적인 안건들에 대해 위원들이 의견을 나눌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각에선 이 회장이 '부당합병·분식회계' 사건의 2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으며 약 10년가량 이어진 '사법리스크' 해소를 목전에 둔 상황인 만큼, 삼성준감위가 앞으로 해야 할 역할과 권고사항 등을 별도로 정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특히 그간 삼성준감위가 필요성을 제기해 온 미래전략실의 부활 등을 통한 컨트롤타워 재건과 이 회장의 등기임원 복귀 등에 관해 이야기가 오갈지에 이목이 쏠린다.
이 회장과의 면담을 요청하는 방안도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이찬희 위원장 등 삼성준감위 일동이 이 회장과 공식적으로 만난 건 2022년 10월 12일이 마지막이었다. 삼성준감위는 이 위원장이 유임되고 3기가 출범한 지난해 1월 이후 이 회장에게 여러 가지 그룹 현안들에 대해 권고할 수 있는 공식 면담을 요청해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회장과 삼성준감위는 지난해 11월께 비공개로 만나 인사를 주고받는 수준의 회동을 한 것으로 전해질 뿐, 공식적인 면담 자리는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 이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정례회의 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이 회장과) 직간접적으로 여러 가지 안건에 대해 많은 소통을 하고 다양한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며 "어떤 자리에서, 어떤 방식으로 소통할지에는 여러 방식이 있으니 보시는 분들께서 잘 판단해 달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준법감시위는 올해 상반기 중 위원 구성에 일부 변동이 생길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2기 때부터 활동해 온 원숙연 이화여대 행정학과 교수의 임기가 다음 달 중에 종료될 예정이다. 현재로선 원 교수의 유임 가능성이 보다 크지만, 다른 인사로의 교체되는 경우의 수도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 교수는 대법원 감사위원, 대검찰청 양성평등정책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하고 2021년 3월 삼성준감위에 합류해 2년간 활동 후 2023년 3월 한 차례 연임됐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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