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한 달간 달러당 원화 환율이 1420~1480원대에서 움직이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도하는 변동성 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분석됐다.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결정이 없는 달인 만큼, 이른바 '트럼프 관세' 등의 정책 전개 양상이 가장 민감한 환율 변수가 될 것이란 관측이다. 일시적인 오버슈팅 시 1500원까지 유의미한 상단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5일 'FX 노트 2월 프리뷰 : 트럼프 원맨쇼' 보고서에서 "2월은 트럼프가 주도하는 변동성 장세가 예상된다"며 "달러·원 (환율은) 대체로 1420~1480원에서 하단이 경직된 박스권 흐름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관세 정책의 높은 불확실성이 환율 하단을 강하게 지지하고 있다"면서 "정책 전개 양상에 따라 민감하게 환율이 급등하거나, 급하게 상승폭을 반납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일 캐나다, 멕시코, 중국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불과 며칠 뒤 캐나다, 멕시코에 대해 한 달간 관세를 유예하자, 1470원 중반대까지 급등했던 달러·원 환율은 1450원대로 상승폭을 축소한 상태다.
문 연구원은 "정말 불확실한 트럼프에 불안한 환율"이라며 "한 달간 협상 기간을 확보하긴 했으나 관세 위협은 여전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멕시코, 캐나다, 중국 외에도 보편관세, 고율관세 장기화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려워졌다"며 "관세가 유예된 한 달간 트럼프의 언행, 협상 전개 과정에 따라 환율도 민감하게 등락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반면 주요 지표에 따른 환율 민감도는 다소 축소된 상태다. 이에 대해 문 연구원은 2월에 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열리지 않고 시장이 이미 보수적인 금리 인하 경로를 선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분석했다. 그는 "(이번 주 나오는) 미국의 고용지표(노동부 고용보고서)가 시장 예상을 크게 빗나가면서 뚜렷하게 꺾이지 않는다면 단기적으로는 시장의 매파적 기대와 강달러 압력을 크게 조정할 만한 트리거가 마땅찮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결론적으로 2월 한 달간 외환시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주도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환율 하단은 경직되고, 상방 압력은 우세한 양상이 확인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가능성은 제한적이지만 일시적 오버 슈팅 시에 유의미한 상단은 빅피겨인 1500원까지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도 짚었다.
이와 함께 문 연구원은 "정국 불안에 따른 원화 고유의 약세 압력은 점차 진정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며 "물론 한국 성장률에 대한 눈높이는 여전히 불안하지만 정부의 조기 재정집행과 (한국은행) 금통위의 완화적 기조가 하방 압력을 이미 방어하고 있다. 이미 선반영된 듯한 2월 금통위 금리인하 (기대)는 환율 추가 상승 재료이기보다는 오히려 경기 부진 완화 기대감을 더해주는 요인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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