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탄핵심판 5차 변론기일 출석
"마치 호수 위 달 그림자 쫓아가는 느낌"
윤석열 대통령이 "이번 사건을 보면 실제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지시를 했니 받았니 이런 얘기 하는 게 마치 어떤 호수 위에 떠 있는 달그림자 쫓아가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4일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5차 변론기일에 출석한 윤 대통령은 직접 발언에 나서서 "예를 들면 정치인 체포했다든지 누구 끌어냈다든지, 어떤 일들이 실제 발생을 했고 현실적으로 발생할 가능성 높을 때 보통 수사나 재판에서 얘기가 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에 이어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의 증인 신문이 3시간여 이어지는 동안 윤 대통령은 대부분의 시간에 눈을 지그시 감고 있었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증인으로 나선 지난 4차 변론 때 보였던 큰 손짓이나 몸동작, 목소리 톤이 올라가는 등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이 전 사령관에 대한 증인신문 이후 진술 기회가 주어지자 윤 대통령은 이날 처음으로 입을 뗐다.
윤 대통령은 "사람마다 기억은 다 다르니까 자기기억에 따라 말하는 거를 대통령으로서 뭐라고 할 수는 없지만, 상식에 근거해서 본다면 사안 실체가 어떤 건지 알 수 있지 않겠나 하는 말씀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국군통수권자로서 훌륭한 장군들의 진술에 대해서 이러니저러니 말을 섞고 싶진 않지 않다"면서도 "전반적으로 나온 얘기의 취지는 군이 수방사 열 몇 명 정도가 국회에 겨우 진입했고, 또 흉기 소지하지도 않은 그 상황에서 특전사들도 소화기 공격을 받고 다 나왔다"고 강조했다. 또 "그런 상황에서 그게 과연 상식적으로 가능한 일인가"라고 덧붙였다.
이날 윤 대통령 측은 증인신문에 앞서 탄핵심판의 변론기일을 주 1회로 할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 측 대리인단 최거훈 변호사는 "오는 20일에 내란죄 첫 형사재판이 예정돼 있고, 대리인들이 공소 제기된 재판도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라 현실적으로 심판 대리가 불가능하다"며 "앞으로 주 1회 심판으로 기일을 진행해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요 증인에 대한 신문이 지나치게 제한되고 있는데, 가능한 한 많이 받아주길 바란다"며 "법과 양심에 따라 납득할 수 있는 훌륭한 판단을 해달라"라고 밝혔다.
염다연 기자 allsalt@asiae.co.kr
곽민재 기자 mjkw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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