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에 예산 더 쓸 수 있으면 써야"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인공지능(AI) 산업 활성화를 위해 연내에 1만5000장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도입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밝혔다. 당초 정부의 계획은 2030년까지 3만장 확보였다.
유 장관은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올해 핵심과제 추진 상황에 대한 대국민 보고 브리핑에서 "2026년 말, 늦어도 2027년 초까지는 GPU 3만장이 마련되어야 한다"면서 "올해는 한 1만5000장 정도는 구비가 되면 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 장관은 AI 분야 추경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에 대해서도 "일어난다면 GPU 구입은 반드시 이뤄지면 좋겠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유 장관은 GPU 자원을 적게 사용한 중국 '딥시크' 등장에도 불구하고 고성능 GPU도입은 멈추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여전히 국내에 10여개의 AI 모델이 있지만, 아직 부족한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유 장관은 3만장이라는 수량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있냐는 질문에는 "챗GPT가 1만5000장으로 학습을 했다고 한다. 어쨌든 모델을 만들어 내야 할 거고, 그러려면 그 2배 정도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업이 GPU를 몇조원을 들여서 막 살 수가 없다. 거대자본인 미국 같은 경우는 그렇게 하는데 우리 기업은 그만큼 거대자본은 아니기 때문에, 정부가 마중물이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먼저 나서면 민간도 GPU 도입 확대에 동참해야 한다는 제안이다.
유 장관은 "국가 예산 677조원 중 1조원 정도를 AI에 쓰는 게 무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더 쓸 수 있으면 써야 되는 게 맞다"며 "민간을 트리거 할 수 있는 마중물로 설득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유 장관은 엔비디아 등 해외 기업의 GPU를 무조건 도입하기보다는 국내에서 개발한 신경망처리장치(NPU) 등도 병행해 가야 한다는 입장도 내놓았다. 3만장을 모두 GPU로 구매하기보다는 국산 NPU에도 예산을 배정할 수 있다는 의미인 셈이다.
유 장관은 또 "(AI분야에)엄청난 빠른 발전이 일어나는 중에 전략을 계속 수정·보완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유 장관은 'AI 컴퓨팅 인프라 발전전략'을 이달 말 발표하겠다고 예고했다. 정부는 이에 앞선 7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최대 2조5000억원을 투입하는 국가 AI 컴퓨팅 센터 사업에 대한 설명회도 개최한다
백종민 테크 스페셜리스트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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