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눈 쌓인 운동장서 '드리프트 주행'
학교 측 "출입금지 현수막도 걸어놨었다"
"시공사 불러 정확한 피해규모 파악할 것"
지난 설날 밤 15억원을 들여 조성한 학교 운동장에 몰래 차를 타고 들어와 급가속과 급제동을 반복하며 '드리프트 주행'을 한 운전자가 경찰 수사를 받게 됐다.
4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밤 8시 22분쯤 충북 충주시 호암동 충주중학교 운동장에 흰색 승용차가 진입했다.
학교 측이 공개한 폐쇄회로(CC)TV에는 승용차가 눈 쌓인 운동장을 빙빙 돌면서 바퀴 자국을 남기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이 차량은 급가속과 급제동을 반복하면서 드리프트 주행을 했다. 이후 5분 정도가 지나서야 학교를 빠져나갔다.
해당 인조 잔디 운동장은 한 달 전 완공돼 아직 학생들도 사용하지 않은 상태였다. 학교 관계자는 "15억원을 들여 조성한 운동장"이라며 "들어오면 안 된다는 현수막도 걸어놨었다"고 밝혔다. 이어 "차량은 운동장 진·출입 통제 시설물 사이 공간을 이용해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현재 눈이 아직 쌓여 있기 때문에 시공사를 불러 정확한 피해 규모를 파악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정범 충북도의회 교육위원장은 2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작년 1년 동안 공사를 진행 한 건데 정말 모르고 운동장에 들어 왔을까"라며 "차량 출입이 전부 막혀 있는 운동장인데 조회대 옆 학생들 이동통로(약 3m 내외)를 어떻게 찾아냈는지 차량이 운동장으로 들어왔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운전 연습은 운전면허 학원에서 해야 하는 건 기본 아닌가"라며 "운동장은 학생 교육활동에 방해되지 않는 범위에서 주민들 체육활동을 하는 곳임은 상식일 것이다. 이런 얌체족들 때문에 학교에서 학교시설 개방을 꺼리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고 일갈했다.
학교 측은 인조 잔디가 훼손됐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 관계자는 "운전자 신원을 파악 중"이라며 "잔디 훼손과 고의성 등이 확인되면 재물손괴 혐의를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지영 인턴기자 zo2zo2zo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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