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씨가 윤석열 대통령과의 통화 내용이 담긴 이른바 '황금폰'을 야당에 넘길 것을 우려해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에 나섰다는 주장이 명씨로부터 나왔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4일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설 연휴 기간 명씨와 접견 사실을 공개하며 대화 내용 일부를 소개했다. 윤 대통령이 왜 지난해 12월3일 비상계엄에 나섰는지에 대해 의문을 갖고 있던 박 의원은 명씨에게 이를 물은 결과 "쫄아서"라는 답을 들었다고 공개했다. 실제 정치권에서는 의원들이 지방에 머무는 주말이 아닌 데다 본회의까지 예정돼 의원들이 그 어느 때보다 국회 인근에 몰려 있었던 시기에 비상계엄을 한 것을 두고서는 그동안 의문이 제기됐었다.
이와 관련해 박 의원은 "명씨가 황금폰과 관련돼서 윤석열 대통령 내외에 대해서 했던 얘기와 그 증거들이 관련된 수사보고서가 지난해 11월4일에 작성이 됐고, 지난해 12월1일 명씨의 변호인에게 검찰이 증거은닉 혐의로 추가로 기소하겠다고 해서 명씨와 명씨 변호인이 화나 났고, 황금폰을 정권 획득을 원하는 민주당에 주겠다는 얘기가 나왔다"고 했다.
이어 "명씨는 3일 오후 5시까지 변호사를 통해 검찰 수사를 못 믿겠으니 특검으로 가야 된다. 특검에 가면 황금폰을 다 까겠다라고 한 것"이라며 소개했다.
이와 관련해 박 의원은 본인의 추측을 더 했다. 그는 "(명씨의 대응) 직후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비화폰으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통화를 했던 것 아니냐"며 "지난해 12월3일은 (비상계엄일로) 미리 정해져 있던 소위 D·H(날짜와 시간)가 아니고 결국은 명씨의 작용, 황금폰과 관련돼서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윤석열의 판단이 들어 부랴부랴 비상계엄이 시도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명씨가 황금폰을 야당에 넘겨줄 것을 우려를 해 급하게 비상계엄을 강행했다는 해석이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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