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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관세 때리면 EU 일자리 최대 30만개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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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120만개 일자리 美 수출에 의존
유럽-미국 트럼프1기 행정부때도 관세전쟁
27개국 집합체 한 목소릴 낼 수 있을까 미지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연합(EU)에 예고한 관세 부과 조치가 현실화할 경우 유럽에서 최대 3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을 위협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방식에 비춰볼 때 유럽 관세 예고가 위협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 다만 멕시코, 캐나다와 달리 EU는 여러 국가가 모인 집합체인 만큼 미국과의 협상이 신속하게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美 관세 때리면 EU 일자리 최대 30만개 위협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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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유럽의 최대 수출국이다. EU 통계기구인 유로스타트(Eurostat)에 따르면 2023년 EU 수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에 달한다. 당시 유럽은 미국을 상대로 약 1600억달러(233조4560억원)의 무역흑자를 냈다. 따라서 미국과의 무역 다툼이 심해질수록 경제적 타격이 불가피하다. 스위스의 경제연구기관 프로그노스는 독일에서 120만개의 일자리가 대미 수출에 의존하고 있으며, 유럽에 대한 관세가 발효되면 최대 30만개의 일자리가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유럽의 명품 시장도 미국과 EU 간 관세 전쟁이 터질까 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3일(현지시간) 전했다. 2019년 미국은 프랑스 와인과 이탈리아 치즈, 루이비통·구찌와 같은 고급 브랜드 핸드백 등에 25% 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최대 명품 그룹인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하고 "미국에서 낙관적인 분위기를 느꼈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추켜세우는 이유다. 아르노 회장의 이러한 행보는 혹시 모를 유럽·미국 간 무역 갈등의 후폭풍에 대비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미국과 EU 간 무역 분쟁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트럼프 행정부 1기 때에도 두 대륙은 오랜 무역 갈등 사안이던 철강과 알루미늄으로 한 차례 관세 전쟁을 벌인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3월 국가안보 위협을 이유로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해 미국에 수입되는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해 각각 25%, 10% 관세를 부과했다. 이에 EU는 리바이스 청바지, 버번 위스키, 할리 데이비슨 모터사이클 등 미국산 제품에 10%의 보복관세를 매기는 것으로 맞대응했다. 3년 넘게 지속된 관세 분쟁은 2021년 10월에 이르러서야 양국 간 합의를 통해 종지부를 찍었다.


EU에 대한 관세 위협이 정치적 ‘쇼잉(Showing)’에 그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종종 관세로 상대를 겁박한 뒤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협상 방식을 취해왔기 때문이다. 멕시코와 캐나다에 각각 25% 관세를 매긴다고 발표했다가 시행을 하루 앞둔 3일, 이를 유예한 것이 대표적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EU와 협상에 나섰을 때 하나의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 미지수다. 멕시코와 캐나다가 단일국이었다면 EU는 27개국이 모여있는 집합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조치에 따른 각국의 이해관계가 다를 수 있다는 얘기다.



3일 (현지시간) 유럽연합 비공식 정상회의에 모인 유럽 주요국 정상들은 다음 관세 부과 대상으로 유럽을 지목하자 미묘한 입장 차이를 보였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미국의 강력한 관세에 공동의 단호한 대응을 촉구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2019년 디지털·와인 관세를 두고 신경전을 벌인 바 있다.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그린란드 미국 편입 문제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감정이 좋지 않다. 반면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EU가 자체 관세로 대응할 수는 있겠지만 협력이 더 중요한 만큼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자동차산업 의존도가 높은 독일에선 트럼프발(發) 자동차 시장 지각변동이 독일 경제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에 트럼프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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