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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대선은 결국 중원 승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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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대선은 결국 중원 승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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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정가의 2월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조기 대선이다. 헌법재판소의 시간도 끝나가고 있다. 헌재 결정을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여야 대선 시계는 이미 작동 중이다. 사실상 대선 출사표를 던진 이도 있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퍼스트 펭귄을 자처하며 대선 이슈를 선점했다.


대선 시간표를 역산해 보면 그 행동을 때 이른 행위라고 보기 어렵다. 2017년에는 3월10일 헌재의 탄핵 인용 결정이 나왔고, 5월9일 대선이 열렸다. 당시 더불어민주당은 2월15일부터 조기 대선을 위한 국민선거인단을 모집했다. 여야는 당내 후보 선출 과정을 진행한 뒤 3월 말부터 최종 후보를 확정했다.


대선 공식선거운동 기간은 다른 선거보다 길다. 총선 선거운동 기간은 14일이지만, 대선은 23일에 달한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대선일 24일 전부터 2일간 후보 등록을 한다. 여야가 아무리 늦어도 대선 한 달 전에는 후보 선출을 마무리했던 이유다. 이른바 벚꽃 대선 또는 장미대선이 현실화한다면 남은 시간은 많지 않다. 지금은 대선 밑그림을 그린 뒤 득표 전략을 마련해야 할 시기다.


대선 밑그림의 출발점은 1600만표 사수 전략이다. 2022년 대선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1639만표를 얻으면서 역대 대선 후보 최다 득표 기록을 세웠다. 1614만표를 얻은 이재명 후보는 민주당 대선 역사에서 가장 많은 표를 얻은 정치인이다. 만약 조기 대선이 열리고, 1600만표를 넘는 후보가 이번에도 나온다면 당선이 유력하다.


[시시비비]대선은 결국 중원 승부다 윤석열 대통령 면회를 마친 국민의힘 권영세 비대위원장, 권성동 원내대표, 나경원 의원이 탄 차량이 3일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빠져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이는 역대 대선 결과물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여유 있게 승리했던 2017년 대선에서 당선자가 얻은 표는 1342만표다. 2007년 대선은 이명박 대통령이 압승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획득한 표는 1149만표 수준이다. 2022년 이전까지 여야 어떤 대선 후보도 1600만표를 넘긴 적이 없다. 여야 모두 ‘어게인(again) 1600만표’를 꿈꾸지만 처지는 다르다. 국민의힘은 1639만표를 얻은 후보자를 배출했지만, 주인공인 윤석열 대통령은 이번 대선에 나오지 않는다. 민주당은 1614만표를 얻었던 이재명 후보가 다시 대선에 나올 수 있다.


여야 모두, 대선에서 1600만표를 얻으려면 있는 표, 없는 표를 모두 모으는 노력이 필요하다. 중도는 물론이고 경쟁 정당 지지층까지 끌어올 유연하고 전략적인 접근이다. 이재명 대표가 우클릭 논란에도 친기업 메시지를 이어가는 것은 대선 전략과 무관하지 않다.


대선에서 절대 조심해야 하는 것은 강성 지지층만 바라보는 정치다. 당내 경선 단계에서는 지지층 결집에 활용할 수 있겠지만, 본선은 얘기가 다르다. 대선은 결국 중원 승부다. 진보와 보수 극단이 아닌 중도 표심이 대통령 당선인을 결정한다. 정치 전문가들이 대선 여론조사에서 중도층 여론의 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서울구치소를 찾아 윤 대통령을 접견한 행동은 곱씹어볼 대목이다. 결과적으로 여당 지도부는 윤 대통령 옥중정치의 메신저가 됐다. 조기 대선이 열리면 싫든 좋든 내란이라는 키워드가 이슈로 떠오를 수밖에 없다. 내란 비호 이미지를 여당 투톱이 자초해서야 되겠는가. 중도층에 어떻게 비칠지 생각은 해봤는가.



개인 차원의 방문이라는 여당 지도부 해명에 공감할 이가 얼마나 있을지 의문이다.




류정민 정치부장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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