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매트리스 브랜드 'N32'
신세계백화점 등 오프라인 매장 확대
지난해 상반기 매출 40% 증가
시몬스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소비 트렌드 확산에 발맞춘 ‘멀티 브랜드’ 전략으로 불황을 뚫고 있다. 부동산 시장 침체와 소비 위축으로 가구·침대 업계 전반이 성장 정체를 겪는 상황에서 비건 매트리스 브랜드 ‘N32’로 돌파구를 찾은 것이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시몬스는 전날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N32 팝업 매장을 열었다. 앞서 1일에는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하남점, 사우스시티점 3곳에 정식 매장을 오픈했다. 이달 들어서만 4곳을 추가하며 현재 N32 오프라인 매장은 25곳으로 늘었다.
N32는 시몬스의 비건 매트리스 서브 브랜드다. 2022년 처음 선보였을 당시에는 시몬스 컬렉션 중 하나였지만, 지난해 독립 브랜드로 전환됐다. 이는 시몬스의 '멀티 브랜드' 전략의 일환이다. 과거 업계에서는 프리미엄 브랜드를 중심으로 운영하며 가격대가 낮은 세컨드 브랜드를 함께 두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타깃층이 뚜렷이 구분되는 브랜드를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전략이 확산하고 있다. 경기 호황기에는 프리미엄과 세컨드 브랜드 모두 매출이 성장할 수 있지만, 불황기에는 소비자들이 가격 경쟁력이 높은 브랜드로 몰리면서 내부 경쟁이 심화할 가능성이 커서다.
N32의 성장 배경에는 비건·친환경 소비 트렌드가 자리하고 있다. N32는 국내 침대 업계 최초로 전 제품에서 동물성 소재를 배제하고, 비건표준인증원으로부터 비건 인증을 획득했다. 시몬스와 독립적인 브랜드로 운영되면서 ‘하이엔드 비건 매트리스’라는 차별화를 내세운 점도 주효했다.
이러한 차별성을 바탕으로 2023년 N32의 연 매출은 전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상반기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40% 성장했다. 특히 '가치 소비'를 중시하는 20·30세대의 소비 패턴과 맞물려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다. 회사 관계자는 “젊은 소비자들은 본인의 소비 행동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비건 매트리스가 이러한 가치 소비 트렌드와 맞물려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도 멀티 브랜드 전략을 활용한 사례가 늘고 있다. 신세계그룹의 가구 계열사 신세계까사는 2021년 매트리스 브랜드 ‘마테라소’를 새롭게 정비한 데 이어, 2023년에는 수면 전문 브랜드로 개편하며 성장에 주력하고 있다. 올해 마테라소 매출액 전년 대비 50% 신장을 목표로, 연내 마테라소 전문 매장을 약 30개 추가 출점한다는 계획이다. 대명소노시즌도 지난해 실용적이고 가성비를 따지는 고객층을 타깃으로 한 중저가 브랜드 '슬립오버'를 론칭했다.
이성민 기자 minut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