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사 확충·연구개발 등 활로 모색
구미 양극재 공장 매각도 검토 중
트럼프發 '관세 위협'도 불가피
포스코퓨처엠 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여파로 급감한 가운데, 여전한 중국의 저가 공세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기차 보조금 중단 결정이라는 겹악재를 정면으로 맞게 됐다. 회사 측은 비상 경영 체제에 돌입해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방침이지만, 트럼프 대통령 발(發) '관세 리스크' 마저 추가 위협이 될 수 있어 당장에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3일 발표된 경영 실적에 따르면 포스코퓨처엠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3조6999억원, 영업이익 7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대비 22.3%, 98.0% 감소한 수치다. 2023년 말부터 이어진 전기차 캐즘으로 배터리 수요가 줄어든 데다 양·음극재 가격 경쟁력이 중국에 밀려 수익성을 확보하지 못한 결과다. 고부가가치 제품인 하이니켈 제품 중심으로 판매량은 전년 대비 소폭 증가했으나, 리튬과 니켈 등 주요 원료 가격이 내려가 판매가가 하락하며 매출은 오히려 감소했다.
포스코퓨처엠은 고객사를 확충하고 연구·개발(R&D) 지원을 늘리는 등 활로를 모색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지난해 일본 자동차 업체인 혼다와 업무협약을 맺은 것처럼 파트너사와 함께 북미 등 신규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이 포스코퓨처엠 측 설명이다. 올해 새로 취임한 엄기천 사장은 지난달 17일 전 임원과 함께한 자리에서 "회사의 비핵심자산은 과감하게 조정해 나가는 등 회사 경영진들은 주요 경영 과제들을 철저하게 수익성 확보 관점에서 검토해 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퓨처엠은 최근 경북 구미에 위치한 양극재 공장을 매각할지 여부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 양극재 사업 시작 초기에 지어진 구미 공장에는 포스코퓨처엠이 앞으로 주력하고자 하는 '고부가 제품' 하이니켈 양극재 생산 시설이 없다. 또 노후 설비 개선 비용으로 3033억원이 투자될 예정이다. 구미 공장 매각이 결정된다면 선제 반영된 해당 손상차손 3000억원가량은 소요되지 않는다.
다만, 공장 매각 검토 등 비용 합리화 노력과 무관하게 글로벌 시장의 위기 요인은 여전히 실적을 위협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제너럴모터스(GM)와 함께 배터리 양극재 합작 공장을 캐나다에 건설 중인데,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행정명령을 통해 캐나다에 25%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합작 공장으로 진출하는 경우에는 어느 정도 안정적인 판매량 보장을 전제로 한다"면서도 "관세 부과에 대한 (포스코퓨처엠의) 영향은 불가피할 것 같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기차 구매 보조금(세액공제) 축소 또는 폐기를 시사한 것도 국내 배터리 업계에는 악재다. 다만 포스코퓨처엠은 전기차 의무화 정책이 완화됨과 동시에 미국의 대(對)중국 제재도 커질 것으로 분석해 외려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를 가지고 있다.
오지은 기자 jo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