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수출·달러 결제 비중 높은 중소형주 주목
세방전지, 칩스앤미디어, 토비스, 슈프리마 등
'강달러' 현상이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국내 중소형 수출주들에 대한 투자 매력도가 높아지는 분위기다. 환율 리스크를 자체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대기업보다는 지난해 밸류에이션 하락을 겪은 중소형 수출주들이 기저 효과에 따른 실적 상승효과를 크게 누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NH투자증권은 3일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상대적인 경기 우위, 외환시장 내 수급변화 등을 고려할 때 고환율 기조가 장기화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환율 효과에 힘입어 2025년 분기 실적에서 높은 기저 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기대되는 '중소형 수출 성장주'에 주목해야 한다는 진단이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을 거치며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은 이날도 달러당 1470원대를 돌파하는 등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의 연간 하단이 1000원대에서 1300원대로 4년 연속 높아졌고, 연간 진폭 역시 최근 3년 평균 170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 역시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 이하로 내려오기 어려운 고환율 환경이 됐다"고 평가했다.
이밖에 트럼프 대통령이 쏟아내는 각종 관세 정책 역시 강달러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지목되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시선은 조선, 기계, 반도체 등 수출주들로 향하는 모습이다. 특히 저가 매수세가 유입됐던 지난달 국내 증시에선 중소형주들이 5.9% 상승률을 기록하며 대형주의 수익률(5.2%)을 소폭 앞서는 등 '1월 효과'를 톡톡히 누리기도 했다.
심의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국면에선 실적 전망치가 빠르게 조정되는 대형주보다는 조정이 느리고, 추정 보고서 수가 적거나 컨센서스가 형성돼 있지 않은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실적 서프라이즈 기대감이 형성된다"며 세방전지, 칩스앤미디어, 토비스, 슈프리마 등을 주목할만한 중소형 수출 성장주로 선정했다.
세방전지의 경우 고부가 제품인 고성능 흡수성 유리 매트(AGM)를 기본으로 탑재한 하이브리드 차량 시장이 급속도로 확대되면서 가파른 성장세가 기대되는 축전지 업체다. 매입 원재료의 60~70%를 차지하는 납 가격이 지속해서 하락하고 있고, 달러 결제 수출 비중이 60%를 차지하고 있어 환율 상승에 따른 이익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비디오 IP 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칩스앤미디어 역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자율주행 산업의 성장으로 비디오 처리 및 영상분석 솔루션 수요가 확대되면서 로열티 매출 성장이 기대된다. 특히 2024년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의 92.5%가 해외에서 발생하는 등 우호적인 환율 환경이 조성돼 있다는 평가다. 이밖에 카지노 모니터 사업을 영위하는 토비스와 글로벌 출입통제시스템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슈프리마도 높은 달러 수출 비중에 힘입어 강달러 장기화의 수혜를 누릴 종목으로 꼽혔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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