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경기도 최대 재건축 사업장
두산건설, ‘초저가 공사비’로 승부수
포스코이앤씨, 조합원 부담 경감책 제시
비방전 격화…조합 “양측 모두 경고”
올해 경기도 최대 재건축 사업장으로 꼽히는 성남시 은행주공아파트 재건축 사업 수주전이 후끈 달아올랐다. 포스코이앤씨와 두산건설이 맞붙었는데, 공사비를 경쟁적으로 낮추고 향후 공사비 인상도 없을 것이라 약속하는 등 과열 경쟁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서로를 향한 비방전까지 펼쳐지자, 조합은 이들을 제재하고 나섰다.
은행주공아파트 재건축 사업은 성남시 중원구 은행동 일대에 지하 6층~지상 30층, 총 3198가구 규모의 공동주택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과거 공사비 증액 문제로 기존 시공사였던 GS건설·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과 계약이 해지된 이후 시공사를 재선정하는 중이다. 이번 입찰에 포스코이앤씨와 두산건설이 참여했으며 조합은 16일 총회를 거쳐 시공사를 결정할 예정이다.
두산, 3.3㎡당 공사비 635만 '파격 제안'
두산건설은 파격적인 공사비 제안으로 '저가 수주'에 나섰다. 공사비를 3.3㎡당 635만원으로 제안했다. 주거환경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정비사업장의 3.3㎡당 평균 공사비는 770만원이다. 요즘 수도권에서는 보기 힘든 공사비라는 얘기다. 또한 두산건설은 2년간 물가 상승률을 반영하지 않고 실착공 이후 공사비를 고정하는 조건도 내걸었다. 두산건설의 하이엔드 브랜드인 '더 제니스'를 적용해 성남 원도심의 랜드마크를 만들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반면 포스코이앤씨가 제안한 공사비는 두산보다 60만원가량 높은 3.3㎡당 698만원이다. 대신 조합 사업비 한도를 8900원으로 설정하고, 그중 2400억원을 무이자로 조달함으로써 조합의 부담을 줄이겠다고 제안했다. 또한 발코니 옵션 수익 및 철거 부산물 판매 수익을 조합에 귀속시키는 등 추가적인 혜택도 제시했다. 수공간을 유유히 거닐 수 있는 완만한 경사로인 '그랜드슬롭(GRAND SLOPE)'이라는 특화 설계도 제안하면서 조합원의 표심을 노리고 있다. 전반적으로 브랜드와 인지도 면에서는 포스코이앤씨가, 비용에서는 두산건설이 앞서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두산그룹 계열사로 호도" 날 선 공방
수주 경쟁이 과열되면서 양사 간 비방전도 이어지고 있다. 용적률 116%로 사업성이 높은데다 경기권에 드문 대규모 수주 기회에 날 선 공방도 불사하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두산건설이 입찰 제안서에 없는 내용을 홍보했다고 주장하며, 조합에 두산건설의 입찰 자격 박탈과 입찰보증금 350억 원 몰수를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두산건설이 설명회에서 외벽 마감과 문주 디자인을 변경하는 등 입찰지침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또한 포스코이앤씨는 두산건설의 한 임원이 설명회에서 두산그룹 계열사인 것처럼 착각할 수 있는 발언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두산건설은 2021년 두산그룹을 떠나 사모펀드(PEF) 운용사 큐캐피탈에 인수됐다. 이에 대해 두산건설 관계자는 "실제로 그런 발언이 있었는지 내부 확인 중"이라고 했다. 두산건설은 포스코이앤씨가 제안한 ‘공사비 변동 없음’, ‘무이자 사업비 대여’ 등의 조건이 입찰지침을 위반했다고 맞불을 놓기도 했다. 조합은 양사 모두에 경고 조치를 내리며 사태를 정리하고 시공사 선정 일정에는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오유교 기자 56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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