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 미사일" 진실 공방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 점령된 자국 국경도시에 투하한 폭탄이 민간인들이 모여 있던 기숙학교에 떨어졌다는 주장이 나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러시아군이 이날 쿠르스크주 수자의 한 기숙학교를 폭격했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 영토인 쿠르스크 수자에서 피란을 준비 중이던 민간인 수십명이 있던 기숙학교가 러시아 항공폭탄에 파괴됐다"며 "이건 수십년전 체첸에서 러시아가 전쟁을 벌인 방식이다. 그들은 같은 방식으로 시리아인들을 죽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군은 심지어 자국의 민간인을 상대로도 유사한 전술을 쓰고 있다"고 비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무너진 건물에서 구조되는 부상자와, 지팡이를 짚고 몸을 피하는 노인의 모습 등이 담긴 32초 길이의 동영상도 함께 공유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는 성명을 통해 이날 밤 10시 현재 잔해를 치우고 생존자를 찾는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이번 공격으로 최소 4명이 숨지고 84명이 구조되거나 의료지원을 받았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군 대변인 올렉시 드미트라시키우스키는 페이스북에 올린 영상에서 폭격으로 무너진 건물 잔해에 거의 100명가량이 깔려 있었고, 대다수가 노인이나 병약자였다고 말했다.
반면, 러시아 측은 우크라이나측 발표를 전면 부인하면서 러시아군 폭탄이 아니라 우크라이나군이 쏜 미사일이 학교에 떨어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성명을 내고 "우크라이나군이 2월 1일 수자시(市)의 한 기숙학교를 겨냥해 미사일을 발사하는 또다른 전쟁범죄를 저질렀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침공을 받아 거의 3년간 전쟁을 벌여 온 우크라이나는 작년 8월 기습적으로 국경을 넘어 쿠르스크에서 한때 1000㎢가 넘는 면적을 점령했다.
러시아는 쿠르스크에서 우크라이나군을 몰아내기 위한 작전을 진행 중이다. 1만1000여명으로 추정되는 러시아 파병 북한군 대부분도 이 지역에 배치됐으나 최근 후방으로 물러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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