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1일 재외공관장 인사를 단행했다. 지난해 하반기 내정됐으나 12·3 비상계엄 사태로 정국이 혼란에 빠지면서 미뤄왔던 인사가 마침내 재개된 것이다.
최 대행은 이날 초대 주쿠바대사에 임명된 이호열 주멕시코 공사(54) 등 11명의 신임 재외공관장에게 신임장을 수여했다. 이 대사는 주이라크 공사 참사관, 주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참사관, 외교부 다자경제기구 과장 등을 역임했다. 학창시절 일부를 중남미 지역에서 보내 영어와 스페인어 등 현지 언어에도 능통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신설 공관인 주슬로베니아 대사에는 배일영 전 외교부 정보관리기획관(56)이, 주조지아 대사에는 김현두 주필리핀 공사참사관(55)이 각각 임명됐다. 배 신임 대사는 1991년 입직해 외교통신담당관, 정보관리기획관 등 주로 정보 관련 부서에서 경력을 쌓았다.
주우크라이나 대사에는 박기창 주러시아 공사(57)가 임명됐다. 박 대사는 러시아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유라시아과장 등을 역임해 '러시아통'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외에도 주세르비아 대사에 김형태 주우크라이나대사, 주이탈리아 대사에 김준구 주미 정무공사, 주라트비아 대사에 김종한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 인도태평양연구부장, 주불가리아 대사에 김동배 외교부 아세안국장, 주엘살바도르 대사에 곽태열 충청북도 국제관계대사, 주케냐 대사에 강형식 전 밀라노총영사, 주파나마대사에 한병진 국립외교원 경력교수가 각각 임명됐다.
한편 오랜만에 재개된 이번 재외공관장 인사에 특임대사는 포함되지 않았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김대기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주중대사에, 방문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주인도네시아대사에 각각 내정했으나 이번 인사 명단에는 빠졌다. 현재 윤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을 받고 있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외교부 당국자는 "주중대사는 외교부 공관장 중에서 가장 중요하고 정무적인 함의가 큰 자리"라며 "조금 더 면밀한 검토 후에 결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차석이신 정무대사가 이미 충분히 고참이어서 한중 관계에는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임자인 정대호 주중대사는 이날 귀국해 임기를 마쳤고, 당분간 정무공사가 대사대리를 맡을 예정이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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