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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시각]창업을 꺼리는 나라 안 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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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시각]창업을 꺼리는 나라 안 되려면 김철현 바이오중기벤처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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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기업 수 감소세가 심상찮다. 이러다 역대 최저치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통계청의 창업 기업 수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창업한 기업 수는 109만2176개다. 아직 집계되지 않은 12월이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 등이 이어지는 불확실한 시기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창업에 나서는 이들이 늘었을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 많이 쳐줘 전월과 비슷하게 약 9만개의 기업이 창업했다고 가정하면 지난해 연간 창업 기업 수는 약 118만개가 된다. 이렇게 되면 통계가 작성된 2016년 이래 최저치다. 기존 최저치는 2016년의 119만117개였다. 연간으로 보면 2020년 148만4667개를 기록한 뒤로 4년 연속 감소세가 이어지게 된다. 익히 들어온 '창업하기 좋은 나라'라는 평가가 무색하다.


이렇게 창업 시장이 위축된 이유는 여러 가지다.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 등 이른바 '3고(高)'에 글로벌 경기둔화와 부동산 경기 침체, 벤처투자 한파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문제는 올해도 이런 대내외적인 상황이 개선되지 않고 계속될 것이라는 점이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소상공인 8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5.6%는 올해 경영환경이 지난해보다 악화할 것이라고 전망했고 39.4%는 비슷할 것으로 내다봤다. 힘들었던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더 힘들 것이라고 보는 비율이 95%, 긍정적인 전망은 5%에 그친 것이다. 소상공인연합회의 올해 경영성과 전망에서는 응답자의 66%가 악화할 것이라고 답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의 조사에서도 창업자의 40%가 올해 전망에 대해 '부정적으로 변할 것'이라고 했고 42.4%는 '변화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런 전망을 보면 올해 창업 시장이 지난해보다 나아지리라고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침체 일로의 창업 생태계를 다시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일까. 문제는 복잡하지만 답은 간명하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의 조사에 따르면 창업자들이 이를 위해 가장 필요하다고 답한 것은 '생태계 기반 자금 및 투자 활성화'와 '규제 완화'’였다. 지난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K 벤처 경쟁력 대응방안 모색을 위한 현장간담회'에서 나온 얘기들도 이와 일맥상통한다. 이용균 벤처기업협회 수석부회장은 "초기기업 투자는 감소하면서 초기기업에 대한 자금조달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연간 30조원 이상의 벤처투자 시장규모 확대와 벤처기업 전용 대출제도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용관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대표는 "실제 사업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아 스타트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은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사무국장은 "국내 스타트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핀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 인공지능(AI) 등 신산업 관련 규제를 완화하고 연구개발(R&D) 투자가 기반이 돼야 한다"고 했다. 창업 활성화를 위해선 결국 시장에서 원활하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하고 규제가 사업을 가로막지 않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창업 시장에서 투자 위축과 규제의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해묵은 문제가 여전히 발목을 잡는 것은 여태껏 명쾌하게 답을 내놓기 어려웠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창업 의지를 창업자의 열정이나 혁신, 도전에서 찾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창업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선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 '창업을 꺼리는 나라'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그 어느 때보다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김철현 바이오중기벤처부 차장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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