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운 공수처장 "국민 보기 부적절하면 사죄"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은 23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 당일 술을 곁들인 저녁 식사 자리를 가진 것과 관련해 "후회는 없다"고 밝혔다. 다만 "국민이 보기에 좀 부적절한 면이 있으면 제가 사죄하겠다"고 덧붙였다.
오 처장은 이날 국회 긴급현안질문에서 조승환 국민의힘 의원이 "임명권자를 상대로 구속 영장을 청구한 날에 수사팀을 격려한다고 회식한다는 게 적절한가"라고 질의하자 이같이 답했다.
오 처장은 "직원들을 격려하기 위해서 저녁 식사 위주로 했다"며 "와인을 마시지도 못하는 우리 직원들한테 와인 한 잔씩을 따라 준 것은 맞다"고 말했다. 이어 "그때 서로 얘기한 것은 이틀 전(1월15일)에 체포영장 집행 과정에서 차정현 부장검사가 버스 밑으로 들어가는, 굉장히 여러 가지 힘든 상황을 얘기했고 저는 그런 노고에 치하하는 그런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민이 보기에 좀 부적절한 면이 있으면 사죄하겠다"면서도 "그 자리에서 우리 직원들을 격려하고 차장이 밑에 사람들 격려하는 모습을 보고, 그 모임에 대해서 후회하는 건 없다"고 답했다.
앞서 전날에는 일부 언론들로부터 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 당일인 지난 17일 공수처 지휘부가 술을 곁들인 회식을 가졌다는 보도가 나왔다. 공수처는 이에 대해 "공수처 지휘부와 수사팀 일부 인원이 공수처 인근 식당에서 한 시간가량 저녁 식사를 했다"며 "이 자리에서 직접 가져간 와인과 맥주는 처장과 차장만 마셨을 뿐 수사팀원이 음주한 사실은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또 "영장 집행에 최선을 다하자는 격려 차원이었다"며 40만원가량의 식사비는 특정업무경비로 결제했다고 부연했다.
이에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일부는 "윤 대통령 구속 축하주 마셨나" "대통령 구속시키고 살판났나" 등의 비판과 함께 부적절한 자리라고 지적했다. 반면 "고생한 사람들 오랜만에 모여서 조촐하게 저녁 먹은 것도 난리네" "돼지고기로 회식하고 욕 들을 일인가"라며 공수처를 옹호하는 반응도 나왔다. 공수처 앞에는 "공수처 다음엔 소 먹어 돼지 말고" "기죽지 마 공수처" 등의 응원 문구가 적힌 화환이 등장하기도 했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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