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세계관광기구, 연간 데이터 발표
CNN "가장 인기 있었던 국가는 프랑스, 1억명 방문"
지난해 전 세계에서 14억명이 해외여행을 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실상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는 평가다.
22일(현지시간) 유엔 세계관광기구(UNWTO)가 공개한 '유엔 관광 바로미터'에 따르면 2024년 전 세계 해외여행자(숙박 방문객 기준) 약 14억명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11% 늘어난 수치로, 팬데믹 직전인 2019년 해외여행자의 99% 수준이다.
UNWTO는 "사실상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며 "국제 관광 회복의 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관광 산업 매출은 총 1조9000억달러(약 2731조원)로, 관광객 1인당 평균 1000달러(약 144만원) 이상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대륙별로는 14억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7억4700만명이 유럽을 찾았다. UNWTO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벌이고 있는 전쟁으로 인해 관련 지역 여행이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면 유럽 여행자 규모는 매우 인상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시아 태평양 지역은 3억1600만명이, 아메리카는 2억1300만명, 중동은 9500만명, 아프리카는 7400만명이 각각 방문했다.
CNN방송은 관련 보도에서 지난해 여행지로 가장 인기 있었던 국가는 프랑스였다고 전했다. 프랑스 관광청은 지난해에 1억명이 프랑스를 찾았다고 밝혔다. 작년 한 해 동안 프랑스에서는 파리 올림픽 개최와 노트르담 대성당 재개관, 노르망디 상륙작전 80주년 행사 등 굵직한 행사들이 열려 관광객을 끌어모았다.
프랑스 다음은 스페인이었다. 스페인은 프랑스보다 200만명 적은 여행객 9800만명을 유치했다. 그밖에 지난해 관광 산업에서 크게 약진한 나라로는 카타르, 안도라, 도미니카공화국, 쿠웨이트, 알바니아, 엘살바도르 등이 있었다. 특히 카타르를 찾은 해외여행객은 공항 등 관광 인프라 개선과 맞물려 전년보다 137%나 증가했다.
하지만 관광객 수가 급증하면서 온갖 문제가 더불어 발생하는 과잉 관광(오버투어리즘)으로 인해 일부 유명 관광지에서는 '반(反) 관광' 행동이 대두하기도 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는 주민들이 여행객에게 물총을 쏘고 격렬한 관광 반대 시위를 여러 차례 벌였다. 또 카나리아 제도에서는 '관광 중단'을 외치는 대규모 시위가 발생했다.
이탈리아에서도 대표적 관광 도시인 베네치아와 피렌체가 대규모 단체 여행을 금지했으며, 전국적으로 야간 수영 금지, 바닷가 자리 선점 금지 등이 이뤄졌다. UNWTO는 "2025년에는 성장과 지속가능성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해질 것"이라며 "덜 알려진 여행지를 발굴하라"고 조언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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