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이후 활동 재개 선언…비난 여론 확산
"모든 책임 나에게 있다"
'성 상납' 파문에 휩싸인 일본 국민 아이돌 '스마프'(SMAP) 출신 나카이 마사히로(52)가 전격 은퇴를 선언했다. 마사히로는 성 상납 의혹이 제기된 이후 피해자와 합의했다며 활동을 재개하겠다고 밝혔지만, 비난 여론이 확산하면서 출연 중이던 방송 프로그램이 결국 폐지된 바 있다.
나카이는 23일 자신의 팬클럽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오늘부로 연예 활동을 은퇴하겠다"며 "1인 기획사도 남은 절차와 업무가 끝나는 대로 폐업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까지 맡아온 방송과 라디오, 광고 등에 대해 하차와 계약 취소 관련 논의가 오늘 끝났다"며 "이것으로 모든 책임을 다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앞으로도 여러 문제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다. 많은 분께 폐를 끼치고 손해를 입게 해 죄송하다"며 "상대에게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나카이의 성 상납 사건은 최근 일본 매체 '주간문춘'이 일본 방송국 후지TV가 한 여성 직원에게 성 상납을 강요했다는 사실을 보도하며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피해자인 20대 여성은 "마사히로와의 회식 자리에서 성폭행을 당해 임신을 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후 나카이에게 낙태를 종용당했고, 나카이에게 합의금 명목으로 9000만엔(약 8억2500만원)을 받았다고 폭로했다.
파문이 커지자 나카이는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면서도 피해자와 합의가 끝난 만큼 활동을 재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나카이는 지난 9일 게재한 사과문에서 "문제가 있었던 건 사실이지만, 양측 대리인을 통해 사건에 대한 합의가 완료된 것도 사실이다. 일부 보도와 같이 손을 올리는 등의 폭력도 전혀 없었다"며 "합의가 이뤄졌기에 앞으로의 연예 활동도 문제없이 할 수 있게 됐다. 당사자 외에 이 사건에 연루된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성 상납 폭로가 이어지면서 여론이 악화했다. 지난 16일 후지TV 여성 아나운서 A씨가 "편성부장 B씨를 통해 (다른 남성 연예인에게) 성 상납을 당할 뻔했다"고 폭로하면서 후지TV 차원의 조직적인 성 상납이 이뤄진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파만파 확산했다.
미나토 고이치 후지TV 사장도 지난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사과했지만, 비난 여론이 빗발쳤다. 결국 나카이가 메인 진행자로 출연 중이던 방송 프로그램이 폐지됐다. 또 도요타자동차, 닛산자동차, 세븐&아이홀딩스 일본 대기업이 후지TV 광고를 중단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