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캐나다 완성차·부품사 직격탄
미국 내 EV 생산기지도 재편 움직임
도요타·혼다·닛산 등 타격 불가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고율 관세와 전기차 우대 조치 철폐로 일본 자동차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멕시코와 캐나다에 위치한 완성차·부품사는 물론, 미국 내 전기차(EV) 생산기지들도 타격을 피하지 못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발 빠르게 공급망을 재편하려는 움직임도 관측되고 있다.
멕시코·캐나다 25% 관세 부과…수출 타격
일본에서 수출액이 가장 큰 자동차 산업 분야가 트럼프 대통령의 고율 관세와 전기차 우대 조치 철폐 등으로 공급망 재편 압력에 직면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0일(현지시간) 취임 첫날 멕시코와 캐나다에 25% 관세를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할 계획이라고 밝히면서 일본 자동차 업체들은 관세 부담을 우려하고 있다.
세계 주요 자동차 업체는 인건비 등 생산비용이 미국보다 저렴한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완성차와 부품 등을 만들어 미국으로 수출해왔다. 일본 자동차 업체들도 멕시코와 캐나다에 공장을 두고 미국에 수출해 왔으며 도요타, 혼다, 닛산 등 주요 완성차 업체와 차 부품 기업이 진출해 있다.
노무라증권은 미국이 멕시코·캐나다산 자동차 수입에 25%, 중국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했을 때 주요 자동차 업체의 영업이익에 미치는 영향을 추산한 결과 일본 마쓰다가 44% 줄어드는 것을 비롯해 도요타와 혼다도 20∼30%가량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실제 추가 관세가 발동될 경우 공급망 재편은 피할 수 없다고 닛케이는 전망했다. 일본 업체들은 추가 관세의 영향을 살펴보면서 멕시코 등에 대한 투자 계획을 판단할 방침이다.
IRA 폐지 현실화에 미국 내 전기차 영향
미국에 직접 진출한 일본 자동차 업체들도 영향이 불가피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또 20일 전기차 보급 확대 정책 폐지 내용이 담긴 행정명령에 서명했기 때문이다.
앞서 일본 업체들은 북미에서 생산한 전기차에 구매 보조금(세액공제) 등을 제공하는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라 미국에 전기차와 배터리 관련 투자를 진행했다. 도요타는 노스캐롤라이나주에 2021년부터 총 139억달러(약 19조원)를 투자해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다.
혼다는 미국 오하이오주의 전기차 전용 공장을 올해 말부터 가동할 계획이다. 혼다는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의 전기차 보급 확대 정책 폐지에 대응해 "생산 시기와 양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형태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닛산도 미시시피주 공장에서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5개 차종의 전기차를 생산한 계획이었으나 소형 전기차 생산 계획은 취소했다. 닛산 북미 대변인은 22일(현지시간) 소형 전기차 생산 계획의 변경을 인정하며 "칸톤 공장은 더 큰 생산량을 낼 수 있는 다른 전기차 프로젝트에 집중하고 있다"고 닛케이 측에 밝혔다.
미국 일부 언론은 닛산이 소형 전기차 생산을 영국 선덜랜드 공장으로 통합할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닛케이는 닛산의 생산 계획 변경에 대해 "경영 재건을 위한 효율화에 더해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변경에 대한 대응도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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