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영업이익·순이익 창사 이래 최대
영업이익 23조·매출 66조·순이익 19조
4분기 영업익은 8조828억…삼성 추월한듯
SK하이닉스가 간판 제품인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앞세워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 모두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다. 분기 영업이익은 같은 반도체 사업을 하는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물론, 전체 사업부의 영업이익을 추월했다.
SK하이닉스는 연결 기준 작년 한 해 영업이익이 23조4673억원으로 전년(영업손실 7조7303억원)과 비교해 흑자로 전환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3일 공시했다.
지난해 매출은 66조1930억원으로 전년 대비 102% 증가했다. 순이익은 19조7969억원으로 흑자로 돌아섰다. 매출은 종전 최고였던 2022년(44조6216억원)보다 21조원 이상 높은 실적을 달성했고 영업이익도 메모리 초호황기였던 2018년(20조8437억원)의 성과를 넘었다.
SK하이닉스는 "4분기에도 높은 성장률을 보인 HBM은 전체 D램 매출의 40% 이상을 차지했고 기업용 SSD도 판매를 지속 확대했다"며 "차별화된 제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수익성 중심 경영으로 안정적인 재무 상황을 구축했고 이를 기반으로 실적 개선세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8조82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235.8% 늘었다. 이는 HBM 등 반도체 사업에서 경쟁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을 훌쩍 뛰어넘었다. 삼성전자가 앞서 발표한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6조5000억원이었다. 세부 실적은 밝히지 않았지만, 증권가와 업계에선 DS부문이 3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해 전체로는 약 15조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추산된다. 연간 영업이익이 삼성전자 DS부문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K하이닉스는 4분기 매출과 순이익도 각각 19조7670억원과 8조65억원을 기록하며 호실적을 냈다.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역시 분기 기준 역대 최고 기록이다. SK하이닉스는 이 실적을 바탕으로 지난해 말 SK하이닉스의 현금성 자산은 14조200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5조2000억원 증가했고 차입금도 22조7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6조8000억원 감소했다고도 밝혔다. 차입금과 순차입금 비율은 각각 31%와 12%로 크게 개선됐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연간 고정배당금을 기존 1200원에서 1500원으로 25% 올려 총 현금 배당액을 연간 1조원 규모로 확대했다. 이에 회사는 향후 배당시 고정배당금만 지급하고 기존 배당정책에 포함됐던 연간 잉여현금흐름(FCF·Free Cash Flow)의 5%는 재무 건전성을 강화하는 데 우선 활용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김우현 SK하이닉스 최고재무관리자(CFO·부사장)는 "고부가가치 제품 매출 비중을 크게 늘리면서 시황 조정기에도 과거 대비 안정적인 매출과 이익을 달성할 수 있는 사업 체질을 갖췄다"며 "앞으로도 수익성이 확보된 제품 위주로 투자를 이어간다는 원칙을 유지하면서 시장 상황 변화에 맞춰 유연하게 투자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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