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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기업도 대비해야 한다"는 장관의 일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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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기업도 대비해야 한다"는 장관의 일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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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려면 기업 내부적으로 대비하는 것이 ‘머스트(must·필수)’입니다."


지난 21일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 CES 2025 수상기업 간담회에서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어느 스타트업 대표에게 이렇게 말했다. 해외 벤처캐피털(VC) 관계자와의 소통이 어렵다는 토로에 대한 답이었다. 정부도 도울 수 있는 건 돕겠지만 해외 비즈니스를 위한 소통 정도는 기업 차원에서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는 취지였다.


CES를 통한 국내 스타트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했던 주무 부처 장관의 쓴소리는 우리 기업들이 CES에서 거둔 성과의 이면을 되짚어보게 한다.


올해 CES에서 한국 기업들은 역대 최고의 성과를 거뒀다. 무려 151개 기업이 208개의 혁신상을 받으며 전체 혁신상 458개 가운데 절반 가까운 45%를 휩쓸었다. 특히 혁신상을 받은 중소벤처기업은 127곳으로 전체 국내 기업의 85%를 차지하며 두드러진 활약을 보였다. 대다수 기업이 중기부의 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했다는 점 또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그러나 CES에서의 성과가 실제 투자 유치로 이어진 사례는 아직 별로 없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1년 전 CES에서 혁신상을 받았던 스타트업을 전수 조사한 결과 전체 116곳 중 지난해 해외 투자를 유치한 기업은 단 한 곳에 그쳤다. 국내 VC나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등 국내 투자를 받은 기업은 20곳에 머물렀다.


혁신상 수상 이후 1년간 투자를 유치한 스타트업은 총 21곳으로 전체의 18%에 불과했다. 수많은 기업이 CES 참가에 열을 올리는 현실이 무색해지는 대목이다.


CES와 같은 국제무대는 아직 사업의 기반이 취약한 스타트업 등 중소기업들이 해외 투자자들과 직접 만날 수 있는 중요한 자리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공을 위해 필요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포함해 상응하는 역량을 갖추는 것은 기업 스스로 해결하는 수밖에 없다.


혁신상 수상이라는 외형적인 성과에 만족하기보다는 이를 실제 비즈니스 성과로 연결하기 위한 기업 차원의 선제적이고 전략적인 준비, 참가 자체가 아니라 그 이후를 위한 대비가 필수적이라는 얘기다.



우리 기업들의 글로벌 도약을 위한 생태계 구축에 정부가 다양한 방식으로 진력해줄 것을 촉구하는 건 당연하다. 그러나 기업들은, CES를 포함해 크고 작은 이벤트가 그 경로의 초입일 뿐이며 이후의 성과는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우리 중소기업들의 활약에 그 누구보다 더 고무됐을 주무 부처 수장의 일침은 그래서 곱씹어볼 만하다.




이성민 기자 minut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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