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치·JP모간 등 은행·보험·금투사 CEO 간담회
1년 반 만에 소집…트럼프 2기 정부 대응차원
"트럼프 2기 美우선주의 등 유연하게 대처"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국내 진출 외국계 금융사 10곳의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금융시장 안정화를 위해 건전성 감독 체계를 고도화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국내 탄핵 정국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져라도 한국경제는 대처할 여력이 있다며 CEO들을 안심시켰다.
이 원장은 2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에서 '외국계 금융회사 CEO 간담회'를 개최하고 이같이 강조했다. 간담회에는 도이치 등 은행, AIA생명 등 보험, JP모간 등 금융투자회사 10곳 CEO가 참석했다.
이 원장 주재 외국계 금융사 CEO 간담회는 2023년 7월 이후 1년 반 만에 열렸다. 금감원 관계자는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을 맞아 당국의 정책 방향을 듣고자 하는 업계 수요 등을 고려해 간담회를 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이 원장은 한국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과 감독 당국 대응 현황을 외국계 금융사에 전했다. 미국 중심 무역정책, 기후·에너지 정책 전환 등으로 실물경제와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커질 경우 대처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 원장은 "대내외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경상수지, 수출실적, 외환보유고 등 한국경제 기초체력은 양호하다"며 "한국 금융시장의 복원력과 정책국의 역량을 믿고 영업활동에 매진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원장은 금융시장을 안정화하기 위해 건전성 감독 제도를 고도화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한국 금융시스템이 외부충격에 흔들리지 않고 본연의 기능을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국제적 정합성을 반영해 건전성 감독제도를 고도화할 것"이라고 했다.
당국에 따르면 이 원장 발언은 외국계 금융사를 특정한 제도를 만든다는 의미는 아니다. 전반적으로 건전성 감독 체계를 가다듬는다는 차원이라는 설명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업무계획 등을 통해 관련 내용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힐 예정"이라며 "(이 원장 발언이) 국계 금융사 맞춤 건전성 감독 체계를 새롭게 만든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이날 자본시장 활성화, 공매도 제도개선, 주주가치 중심의 기업경영 지원 등 자본시장 선진화 과제를 계속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CEO들은 ▲트럼프 정부 무역정책에 따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리스크 확대 ▲미 연방준비제도 금리인하 속도 둔화 ▲공급망 재편으로 안전자산 선호 확대 등 영향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 금융시장에 대해서는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고 했다. CEO들은 ▲충분한 외환보유액 ▲국가 신용등급에 미치는 영향 제한적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를 원활하게 마무리 한 경험 등을 근거로 들었다.
CEO들은 금융당국에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정책, 공매도 재개 등 자본시장 정책을 일관된 방향으로 추진해달라고 제언하기도 했다.
이 원장은 "글로벌 금융사와 투자자들이 한국 금융시장에서 기회를 찾고 안정적으로 영업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며 "앞으로도 주요 금융현안에 관해 외국계 금융사들과 긴밀히 소통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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