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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좋은 정부와 나쁜 정부의 차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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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좋은 정부와 나쁜 정부의 차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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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도시 시에나의 시립박물관 2층에는 ‘평화의 방’이 있다. 지금은 박물관이지만 중세와 르네상스 시대에 걸쳐 공화정을 실시한 시에나의 정부청사였다.


이 방이 유명한 것은 암브로지오 로렌제띠(Ambrogio Lorensetti)가 1338년과 1339년 두 해에 걸쳐 제작한 벽화 때문이다. 가로 7.7m, 세로 14.4m에 달하는 평화의 방 3면 전체를 장식하고 있는 벽화는 정중앙에 ‘좋은 정부의 우화’ 그림이, 우측에는 ‘좋은 정부 하에서의 도시와 농촌의 삶’에 관한 그림이, 좌측에는 ‘나쁜 정부와 그 영향’이 그려져 있다.


왜 그런 벽화를 정부 청사 메인홀에 그려 놓았을까. 공화정 체제 아래서 공직자들을 상대로 “너는 지금 좋은 정부를 만들고 있는지, 나쁜 정부를 만들고 있는지 반성해 보라”는 의미 아닐까.


우리나라 국회의원은 누구나 임기를 시작하면서 국회의원 선서를 한다. 공무원 선서도 있다. 그러나 임기 시작 때 한 번 외치고는 망각의 늪에 빠진다. 이에 반해 암브로지오의 좋은 정부, 나쁜 정부 벽화는 공직자들이 출근할 때마다, 매일 매일 마주치지 않을 수 없다. 절대로 잊지 말라는 말이다.


그 내용을 살펴보자, 좋은 정부 그림의 핵심은 통치자가 갖추어야 할 미덕에 있다. 통치자를 중심으로 ‘불굴의 용기’ ‘신중함’ ‘절제’ ‘포용’의 미덕을 의인화한 그림이 그려져 있다. 통치자가 그러한 미덕을 갖고 공화국을 운영하면 ‘평화’가 온다.


그림 좌측에는 정의의 여신이 그려져 있는데, 시선은 위쪽에 그려진 ‘지혜’ 의 신을 바라보고 있다. 판결을 하려면 ‘지혜’가 필요함을 상징하는 것이다. 정의의 여신은 신상필벌을 의미하는 두 개의 저울을 들고 있는데, 이 저울에서 나온 2개의 줄은 ‘조화’를 상징하는 인물과 시민들의 손에서 손을 거쳐 통치자에게까지 전달된다. 통치자는 그 줄을 오른손으로 왕홀 처럼 쥐고 있다. ‘정의의 줄’을 매개로 통치자가 시민과 연결됨을 의미한다.


평화의 방 오른쪽 벽화에는 좋은 정부에서 시민들이 누릴 수 있는 번영과 풍요, 행복의 유토피아가 그려져 있다. 공직자들에게 너희들의 책무는 그러한 유토피아를 만드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다.


반면에 좌측 벽에 그려진 나쁜 정부에서 통치자는 뿔과 송곳니가 튀어나온 악마로 묘사된다. 이 ‘압제자’는 ‘자만’과 ‘허영’ ‘탐욕’에 둘러싸여 있으며, 신하들은 폭정, 음모, 모략, 분노, 전쟁에 몰두하고 있다. 나쁜 정부는 당연히 시민들의 삶을 망가뜨린다. 도시 건물은 무너져 내리고, 시민들이 체포되거나 죽어 나가며, 성 밖은 국가권력의 ‘테러’로 불에 탄 황무지로 묘사돼 있다.


이 그림의 핵심은 무엇일까. 통치자와 공직자들이 추구하는 가치의 차이가 시민들의 삶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교훈이 아닐까.


정의를 바탕으로 절제, 포용, 용기, 신중의 가치를 실천해야 화합과 번영, 평화의 시대가 온다. 반면에 자만과 탐욕, 허영으로 가득 찬 압제자가 통치하면 ‘테러’가 만연하며, 인민의 삶은 피폐해진다. 시에나도 암브로지오의 이러한 경고를 무시하며 몰락의 길을 걸었다.


2025년 대한민국은 어느 길을 걷고 있는가. 과연 좋은 정부가 추구하는 가치를 제대로 실현하겠다는 불굴의 의지를 갖고 있는 정치세력이 단 하나라도 제대로 존재하는가. 좋은 정부를 말하면서 나쁜 정부를 추구하는 양두구육들만 득실한 것은 아닌가. 독자들이 직접 암브로지오 그림을 음미하면서 판단해 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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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철 좋은규제시민포럼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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