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풍조 조장 차단 의도
불황 관련 언급도 경고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설)를 맞아 중국공산당과 정부가 온라인상에서 결혼·출산에 관한 부정적 인식을 부추기거나 극단적인 페미니즘을 선동해 성별 대립을 조장하는 행위 등을 단속한다.
19일 중국공산당 중앙인터넷안전·정보화위원회판공실(판공실)은 웹사이트 공지를 통해 "춘제에 즐겁고 화목한 인터넷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이날부터 한 달 동안 '청랑·2025년 춘절 인터넷 환경 정화' 특별조치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판공실은 이번 단속에서 '극단적 대립 조장', '허위 정보 제작·유포', ‘'저속하고 나쁜 풍속 조장', '불량문화 고취', '불법 활동으로 유입 유인’, '소비자 권익 침해' 등 6가지 유형의 행동을 바로잡는 데 중점을 둔다고 밝혔다.
중점 단속 대상에 대한 구체적인 사례도 제시됐다.
‘극단적 대립 조장’의 사례로는 결혼·출산하지 않거나 결혼·출산에 반대하는 의견을 고의적으로 옹호하고 선동하는 행위가 포함됐다. 또 극단적 페미니즘을 선동해 성별 갈등을 조장하는 행위도 규제 대상이다. 다른 사례로는 춘제 풍속과 중국 전통 관습을 비방하는 행위, 지역 차별을 부추기는 행위, 폭력적 성향을 조장하는 행위 등이 있다.
최근 중국은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를 추월하는 등 인구 감소가 심각한 상황이다. 특히 결혼·출산 기피 풍조가 심화하면서 저출산이 새로운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이에 중국공산당은 화목한 가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여성은 가정에 충실해야 한다는 생각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분위기다. 최근 주요 외신은 중국 지방 정부가 가임기 기혼 여성에게 직접 전화해 임신 계획을 물어보고 현금 지원을 약속하는 등 출산 장려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아울러 ‘허위 정보 제작·유포’ 사례로 귀향 체험, 연말 결산 등의 형식으로 외식 배달원, 택배원 등 특정 집단을 가장해 조작된 내용을 제작하는 행위, 공공정책·민생경제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도 단속 대상으로 지목했다. 중국의 현 경제 상황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단속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밖에 '저속하고 나쁜풍속 조장' 사례로 '먹방 챌린지'나 '과도한 음주 테스트' 등을 통해 폭식·폭음을 조장하는 행위, ‘불량문화 고취’ 사례로 사치와 부를 과시하는 행위, 풍수·운세 등을 명목으로 미신을 조장하거나 유료 점술 서비스를 제공하는 행위 등도 단속 대상이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