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누리꾼들, 영장 집행 속보 관심 집중
공조수사본부(공조본)가 15일 수사관, 기동대 등 약 3000명 이상을 투입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에 나선 가운데, 중국 누리꾼들 사이에서도 이번 사태는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중국 관영 언론들은 영장 집행 과정을 실시간으로 타전했으며, 긴급 속보로 올라오는 뉴스는 수백만 회의 조회수를 기록하면서 지대한 관심을 받았다.
관영 중국중앙TV(CCTV)는 이날 오전 5시33분부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경찰의 영장 집행 과정을 실시간으로 전달 중이다. CCTV는 "윤 대통령의 법무팀과 여당인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경찰과 수사관들의 관저 진입을 막기 위해 '인간 벽'을 형성했다"라며 "양측 사이에 물리적 충돌이 발생해 상처를 입은 사람도 있다"고 국내 상황을 상세히 묘사하기도 했다.
실제 앞서 소방당국은 이날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서 윤 대통령 지지자 수백명이 경찰 등과 대치하던 중 1명이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밝힌 바 있다.
또 다른 관영 '신화통신'은 윤 대통령의 신병 확보 여부를 넘어 현재 진행 중인 탄핵심판 상황, 변론기일 일정 등을 소상히 다루기도 했다. 매체는 "윤 대통령은 1차 변론에 불출석"했다며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심리부터 최종 판결까지의 과정은 상당히 복잡하고 불확실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는 여야가 교착 상태에 빠졌고, 정치 상황은 계속해서 파란만장하다"고 전했다.
매체들이 쏟아낸 실시간 속보는 현지 누리꾼들의 관심을 독차지했다. 이날 오후 1시30분께 중국 최대 포털 사이트인 '바이두'에서도 '윤석열 한국 대통령, 헌정사상 최초 체포'라는 키워드가 인기 검색어 3위에 오른 상태다.
중국인 입장에선 생경한 민주주의 국가인 한국 정치도 누리꾼들에게는 호기심의 대상인 것으로 보인다. 뉴스 게시판에는 "한국 드라마보다 이게 더 재밌다", "이거 보느라 점심시간 놓쳤다", "저 나라에선 대통령이 제일 위험한 직업인가 보네", "한국인들은 올해 춘절(설 연휴)에 재판 뉴스만 볼 예정인가요?" 등 반응이 나왔다.
한편 이날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2차 집행은 오전 3시30분께 시작돼 약 7시간 만에 마무리됐다. 경찰은 오전 7시께부터 철조망을 차단하고, 사다리와 절단기를 이용해 차벽을 넘어 관저 출입문을 넘었다. 이후 마지막 저지선 앞에 도착한 경찰과 공수처는 윤 대통령 측 변호인단 및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과 함께 관저 내부로 들어가 영장 집행 관련 협상에 돌입했다.
협상은 2시간 만에 마무리됐고, 공수처와 경찰은 오전 10시33분께 영장을 집행해 윤 대통령을 체포했다. 윤 대통령은 경호처 차에 탑승한 상태로 경기 과천시 공수처로 이송됐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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