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제약·바이오 업계 투자 행사인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2025(JPMHC 2025)'가 13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막을 열었다. 올해 43회째 맞는 행사엔 550여개 기업, 8000명 이상이 참석할 전망이다. JPMHC에서는 글로벌 빅파마(대형제약사) 등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의 최신 연구 흐름과 사업 방향성을 확인할 수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등 국내 기업들도 다수 참가해 연간 사업 로드맵과 연구개발(R&D) 현황 등을 공유하게 된다. 올해 행사는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을 일주일가량 앞두고 열리면서 새 정부 헬스케어 정책에 대한 논의도 활발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해 무산된 '생물보안법안(Biosecure Act)' 재추진 여부에 이목이 쏠린다.
미국의 생물보안법은 중국 바이오 기업들의 미국 내 활동을 제한하고, 자국의 바이오산업과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1월 발의됐다. 미국의 유전자 데이터와 바이오 기술이 중국 정부로 유출되는 것을 방지하려는 조치로, 세계 3위 위탁생산개발(CDMO) 업체 우시바이오로직스를 비롯해 BGI, MGI, 컴플리트 지노믹스, 우시앱택 등 중국의 주요 바이오 기업 5곳을 '우려 대상'으로 지정해 이들 기업과의 거래 및 협력을 제한하는 규정을 포함하고 있다. 해당 법안은 지난 해 9월 연방 하원에서 찬성 306표, 반대 81표를 얻어 연말에 통과될 것으로 봤지만, 상원에서 '예산지속결의안'에 포함되지 못하면서 무산됐다.
그러나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중국 제재 기조를 강화하고 있는 만큼 재추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올 1월 미국 국방부는 중국 내 134개 기업을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중국군사기업으로 지정해 미국 내 활동을 제한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이중 제약·바이오 관련 기업은 6개가 포함됐다.
생물보안법이 발효되면 중국 기업에 의존하던 글로벌 제약사들은 중국 외 기업으로 거래처를 전환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일부 중국 바이오기업들은 미국 내 로비 활동을 강화하고 글로벌 사업 축소를 검토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CDMO 사업을 영위하는 국내 기업에는 반사 수혜가 돌아갈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비하기 위한 대책으로 한국 정부와 산업계에 '제조 역량 고도화, 이를 실현할 수 있는 소재·부품·장비 공급망 확보' 등을 강조하고 있다. 바이오산업에서 미국의 대중국 견제가 본격화된 이후 인도, 일본, 유럽 내 CDMO 기업들의 인수합병이 활발해지고 생산시설을 확대하는 등의 추세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선제 대응 전략을 준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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