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격 훼손 막고 최소한 품위 지켜 달라"
崔권한대행 향해 "경호처에 지휘권 행사해야"
우원식 국회의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과 관련해 "대통령 스스로 걸어 나오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우 의장은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물에서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앞두고 나라 안팎으로 긴장이 높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탄핵심판 첫 변론기일에도 대통령은 출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하니 '탄핵이든 수사든 당당히 맞서겠다'고 한 대통령은 어디로 간 것이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직무가 정지되었더라도 대통령은 대통령"이라며 "대통령은 더 이상의 국격 훼손을 막기 위해 최소한의 품위는 지켜줄 것을 간곡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그는 법 집행에 순순히 응하는 것이 그래도 대통령다운 모습이지 않겠냐고도 했다.
우 의장은 "경호처 직원들이 겪을 시련도 생각하기를 바란다"며 "이대로라면 경호처에 근무하는 젊은 사람들까지 평생에 걸친 오명과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인데 '그래도 나는 모르겠다'하는 것은 너무 비겁한 것 아닌가"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또 탄핵 사태가 한국 경제에 미칠 악영향과 대외신인도 문제를 지적하면서 "민생이 더는 버티기 어려운 지경까지 몰려 있는데 대통령의 그릇된 행동으로 대내외적 불확실성을 가중해서는 안 된다"고 꼬집었다.
우 의장은 "국가를 위해서도, 대통령 자신과 지지자들을 위해서도 대통령 스스로 걸어 나오는 것이 최선"이라고 다시 한번 강조하면서 "대통령은 더는 경호처를 앞세우지 말고 당당히 법 앞으로 나오라. 그것이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끝으로 우 의장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향해서도 일갈했다. 그는 최 권한대행에게 "경호처에 지휘권을 행사하길 바란다"며 "경호처에 체포영장 집행 협조를 지시하고, 국가기관끼리 충돌을 막는 것이 지금 권한대행이 할 일"이라고 적었다. 우 의장은 "대한민국이 헌법과 법률에 따라 움직이는 민주주의 국가임을 입증하는 것이 경제의 불확실성을 가장 확실하게 제거하는 방법"이라는 말로 글을 맺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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