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는 어떤 이유에서도 싸우면 안돼"
"북쪽 김정은이 얼마나 좋아하겠나"
가수 나훈아(78)가 은퇴 전 마지막 콘서트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놓고 분열한 정치권에 쓴소리를 날렸다.
나훈아는 10일 서울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진행한 '2024 고마웠습니다-라스트 콘서트(LAST CONCERT)'에서 "이제 그만두는 마당에 아무 소리 안 하려고 했는데, 내가 요새 방향 감각이 없다. 오른쪽이 어디고, 왼쪽이 어디고"라며 지휘자를 향해 "내 팔의 왼쪽과 오른쪽이 어디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왼쪽이 오른쪽을 보고 잘못했다고 생난리를 치고 있다. (왼쪽 팔을 가리키며) 니는 잘했나?"라고 비판했다.
어린 시절 형과 자신이 다투면 어머니가 형제를 같이 혼냈다는 일화를 전하면서 "형제는 어떤 이유에서도 싸우면 안 된다고 어머니가 그러셨다. 너희 꼬락서니가 정말 국가를 위한 짓거리인지 묻고 싶다"고 반문했다. 국방과 경제를 우려하기도 했다. "지금 우리 머리 위에 폭탄이 떨어져도 이상할 게 하나도 없는 나라가 대한민국인데, 텔레비전에서 군인들이 계속 잡혀 들어가고 어떤 군인은 울더라. 여기에 우리 생명을 맡긴다니 웃기지 않냐. 북쪽 김정은이 얼마나 좋아하겠나"라고 꼬집기도 했다.
나훈아는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국회 계엄 해제 의결 사태 나흘 만에 열린 지난달 7일 공연에서도 정치권을 향해 쓴소리했다. "요 며칠 전 밤을 꼴딱 새웠다. 공연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이 됐다"며 "새벽에 계엄 해제가 되는 걸 보고 술 한잔하고 잤다"고 한탄했다. 특유의 경상도 사투리로 "국회의사당이 어디고? 용산은 어느 쪽이고? 여당, 여당 대표 집은 어디고?"라고 반문했다.
나훈아는 10일 공연을 시작으로 12일까지 KSPO돔에서 총 5차례 공연을 열고 약 7만 관객과 만난다. 이번 공연은 지난해 2월 은퇴를 선언한 후 1년여간 이어온 전국 투어의 대미를 장식하는 자리다. '마지막 서울 공연을 준비하면서'라는 제목의 편지를 통해 "처음 겪어보는 마지막 무대가 어떤 마음일지, 기분은 어떨지 짐작하기 어려워도 늘 그랬듯이 신명 나게 더 잘해야지 하는 마음이 가슴에 가득합니다"라며 "활짝 웃는 얼굴로 이별의 노래를 부르려고 합니다. 여러분! 고마웠습니다. 감사합니다"라고 소회를 전했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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