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내 시장규모 2030년 35조원
2035년엔 4배 늘어난 156조원 전망
휴머노이드 로봇이 글로벌 투자자들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웨이저자 TSMC 회장 등이 산업 중요성을 잇달아 강조하면서 투자에 불을 지폈다. 웨이 회장 발언 직후에는 대만 대표 로봇 기업인 하이윈 주가가 한때 900대만달러를 돌파하며 급등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새해를 맞아 군익증권은 투자 열기가 고조된 휴머노이드 로봇을 주제로 '인공지능(AI) 로봇과 스마트 투자 기술 세미나'를 비공개로 개최했다. 이 세미나에는 업계 최고 전문가들이 참석해 AI와 로봇 산업 발전 동향과 투자 전략에 대해 심도 있는 분석과 전망을 제시했다.
천창룽 수석 산업연구원은 "휴머노이드 로봇은 AI가 실제 세계에 가장 적합하게 적용된 사례"라며 "로봇 산업이 공장 등 특정 분야 '전용'에서 '범용'으로 발전하는 데 중요한 이정표"라고 했다. 제조업 중에는 작업하는 장소와 조건이 크게 바뀌지 않고 작업도 단순한 곳이 많다. 이 때문에 초기에는 자동차나 전자제품 같은 스마트 제조 분야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이 많이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대만 산업경제지식센터(IEK)는 휴머노이드 로봇은 초기 단계에 있지만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제조업 내 인형 로봇 시장 규모는 2030년 237억달러(약 35조원)에서 2035년 4배 증가한 1071억달러(약 156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왕젠우 중신 미국 혁신 기술 ETF 매니저도 "다기능 로봇이 여러 산업에 활용될 뿐만 아니라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넘어 인간의 일상생활에도 자연스럽게 스며들 것"이라고 했다. 투자자들은 미국 주요 기술 기업에 투자해 관련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왕 매니저는 "현재 시장 환경이 1995년 인터넷 혁명 시기와 매우 비슷하다"며 "당시 연방준비제도(Fed)가 선제적으로 금리를 인하해 경제를 연착륙시켰고 이후 미국 주식 시장은 누적 500% 이상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장기 강세장을 이어갔다"고 했다.
인터넷, 검색 엔진, 스마트폰, AI 응용과 같은 혁신 기술은 등장 후 약 10년 동안 미국 기술주와 다른 주요 시장 사이에 큰 격차를 만들어왔다. 2022년 시작된 AI 열풍 이후 미국 기술주는 아직 상승 초기 단계에 있고 장기적인 상승 가능성이 클 것으로 분석된다. 왕 매니저는 연구개발(R&D) 투자와 주가 성과 사이에 긍정적인 상관관계가 있다며 그 사례로 엔비디아, 브로드컴, 팔로알토를 들었다. 그는 "이들 기업은 지난 5년간 주가와 R&D 비용이 모두 많이 증가했다"며 "이는 R&D 비중이 높은 기업을 선별하는 것이 투자자들에게 중요한 기준"이라고 했다.
글로벌 주요 기업들은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과 투자를 경쟁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오픈AI 등 빅테크들은 작년 2월 로봇 업체 '피겨 AI'에 약 6억7500만달러(약 9900억원)를 투자했고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와 오픈AI는 로봇 스타트업 피지컬 인텔리전스에 공동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픈AI는 올해 초 휴머노이드 개발을 위해 사내 로봇 소프트웨어 개발팀을 재건했다.
테슬라는 내년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판매를 개시할 계획이다. 웨이 회장도 최근 "며칠 전 세계 최고 갑부와 이야기를 나눴다"며 "(그는) 앞으로 힘써야 할 분야는 자동차가 아닌 다기능 로봇이라고 했다"고 언급했고 중화권 매체는 웨이 회장이 만난 이가 머스크 CEO라고 전했다. 엔비디아는 올해 상반기 '젯슨 토르'라는 휴머노이드 로봇용 소형 컴퓨터 신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젠슨 황은 "로봇을 위한 챗GPT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며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 CES 2025 기조연설의 대부분을 자동차와 휴머노이드 로봇에 대해 이야기하는 데 할애했다.
대만의 아이폰 제조업체 페가트론은 로봇 부문을 신설했다. 정광지 페가트론 CEO는 "로봇 부문에 100명 이상의 연구 인력을 배치했다"며 "주요 고객 두 곳과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했다. 중국 기업들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왕광시 레노버 그룹 부사장은 최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로봇 분야 스타트업 20개 이상에 투자했으며 앞으로 2~3곳에 추가 투자할 계획"이라며 "중국 제조업체들이 중저가 시장에서 경쟁력을 빠르게 강화하고 있다"고 했다. 삼성전자도 이족 보행 로봇 ‘휴보’를 개발한 로봇 전문기업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인수하며 본격적으로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 경쟁에 뛰어들었다. 삼성전자는 대표이사 직속 ‘미래로봇추진단’을 신설했고, CES 2025에서 정서적 교감을 목표로 설계한 컴패니언 로봇 '볼리'를 올 상반기 출시할 계획이라고 깜짝 발표했다.
대만 이코노믹데일리뉴스=랴오셴룽·황야후이 기자/번역=아시아경제
※이 칼럼은 아시아경제와 대만 이코노믹데일리뉴스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게재되었음을 알립니다.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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