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그래픽 윈드실드 투명 디스플레이 기술 시연
앞유리창 전체가 스크린…원하는 정보 배치
獨자이스와 공동 개발…2027년 양산 예정
현대모비스가 자동차 앞유리 전체를 일종의 디지털 화면으로 사용하는 '디스플레이 없는 디스플레이' 기술을 실제 차량에 적용해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 'CES 2025'에 내놓았다.
9일 현대모비스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한 CES에서 차량 앞유리창(윈드실드)을 활용한 '홀로그래픽 윈드실드 투명 디스플레이' 기술을 실제 기아 전기차 EV9에 적용한 모습을 공개하고 시연했다고 밝혔다.
이 기술의 특징은 물리적인 디스플레이 장치 없이 차량 유리창이 그대로 스크린이 된다는 점이다. 기존 운전석과 조수석에 장착됐던 디스플레이 장치는 모두 사라지고, 대신 앞 유리창 하단에 차량 사용에 필요한 주행 정보, 내비게이션, 음악 플레이리스트 등 각종 콘텐츠가 선명하게 구현된다. 밖에서 보면 그냥 투명한 유리창이지만 안에서는 온갖 정보가 생생히 전달된다. 높은 밝기와 색재현율을 통해 밝은 외부 환경에서도 선명한 화면을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차량 앞유리창 어디에나 이미지나 동영상을 구현할 수 있다. 위치에 구애받지 않고 사용자 필요에 따라 구성할 수 있는 셈이다. 현대모비스 측은 "HOE라는 광학 소자를 활용한 특수 필름이 비결"이라며 "일반적인 스크린과 달리 빛의 회절 (휘어져 도달하는 빛의 파동 현상) 원리를 이용하는 이 필름은 프로젝터에서 투사된 이미지나 영상을 차량 운전석과 조수석에 탑승한 사람의 눈 위치로 효율적으로 전달해준다"고 설명했다. 운전석에서는 조수석 승객의 화면이 보이지 않는 기능도 구현할 수 있다.
현대모비스는 아직 양산 사례가 없는 이 디스플레이 기술을 독일 광학기업 자이스와 공동 개발 중이다. 내년 상반기 선행 개발을 완료하고 이르면 2027년부터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과 칼 람프레히트 자이스 최고경영자(CEO)는 8일(현지시간) 현대모비스 CES 전시 부스에서 만나 해당 기술을 직접 살펴보며 향후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양사는 차량 내 운전자와 승객 감지 모니터링 시스템이나 차량용 증강현실(AR) 디스플레이로 사업 협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 사장은 "시장 선도 기술 경쟁력과 고부가가치 핵심 제품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겠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신기술을 선제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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